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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재계전망⑥] 롤러코스터 탄 증권업계…봄날은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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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3.02.10 09:37:20

美·中 경기회복 기대감 시장 선반영
환율 안정되자 외국인 다시 돌아와
고물가·무역적자 등 불안요소도 여전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승세 영향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증시 침체 등의 여파로 부진한 성적표를 피하지 못했던 증권업계가 새해 들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둔화하면서 우리 증시가 모처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증권사들은 올해 웃을 수 있을까?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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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권업계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2022년 1~12월) 영업이익이 8459억원으로 전년보다 43.1% 줄었다. 삼성증권은 5786억원으로 55.8%, 하나증권은 966억원으로 80.3%, KB증권은 2450억원으로 70.1%, NH투자증권은 5214억원으로 59.7% 감소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도 전년보다 성적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만 1조 925억원으로 전년보다 15.1% 성장했다.

증권사들이 큰 폭으로 추락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브로커리지(주식 위탁 매매) 수익이 작아졌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유가증권 시장의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4조원대로 떨어졌다. 일일 거래대금이 4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월 이후 처음이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투자자 예탁금(주식거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놓은 자금)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1월부터 꾸준히 줄어 12월에 45~46조원대를 보였다. 이는 2020년 수준이다.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 부문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IB는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증자, 어음 발행 등을 하는 분야다. 지난해 증시가 침체되어 IB 분야의 비즈니스가 줄었다. 대어(大漁)급 기업들이 상장을 연기했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규모도 작아졌다. 이로 인해 증권사의 이익도 감소했다.

기준금리 인상도 이유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렸고, 이로 인해 투자금 일부가 주식 시장에서 은행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긴 터널’ 끝 보이나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G2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에 선제적으로 반영되면서,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도 새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폭을 줄인 것도 호재다. 연준은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P 올렸는데, 지난해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P 인상)까지 단행한 것에 비하면 인상 폭이 좁아졌다. 여기에 더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태다.

이로 인해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권으로 이동했던 자금의 일부가 다시 증시에 유입되고 있다.

 

은행 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투자금이 증권가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도 일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을 막기 위해 강한 봉쇄 정책을 펼쳐왔는데, 이달 초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사이의 왕래와 해외 단체 관광 등을 재개했다.

외환시장이 안정을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이런 복합적인 영향으로 올해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트레이딩(Trading) 부문을 중심으로 작년보다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2월 초(1~8일) 총 2조 337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에서 1조 5590억원, 코스닥에서 5256억원 규모의 주식을 담았다. 기간을 1월부터로 넓히면 외국인은 우리나라에서 총 8조 584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7조 9295억원, 코스닥 7047억원 수준이었다.

채권 판매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26일 5대 증권사(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의 개인 대상 리테일 채권 판매액이 5조 123억원이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1.7배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

디지털 전환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속적으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를 고도화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을 진행했다.

삼성증권은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의 통합 앱인 ‘모니모’에 채권 매매 서비스를 오픈하는 등 기능을 발전시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IT, DT 본부를 통합해 데이터 담당을 신설해, 디지털 전환을 체계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KB증권은 디지털 부문을 신설하고, 플랫폼 조직을 M-able land Tribe(브로커리지·공통 기능)와 자산관리 Tribe(금융상품·자산관리)로 확대해 개편했다.

 

증권사들은 증권형 토큰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형 토큰 규율체계 정립 방향 세미나. (사진=연합뉴스)

증권형 토큰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 시장도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증권형 토큰 시장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증권 형태의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화하고 이를 온라인에서 거래하는 것으로,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증권뿐만 아니라 실물자산(부동산·미술품 등)도 증권형 토큰으로 발행해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들은 MTS에서 증권형 토큰을 거래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의 1분기 수익이 전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지는 의문이다.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들의 환차익이 줄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반도체 수출마저 급감하면서 무역수지가 지난달 126억9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적자다. 여기에다 고금리, 고물가 여파로 내수경기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증시에 다시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완연한 회복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금리가 안정되면서 증권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며 “브로커리지와 IB, 트레이딩 등 전체 사업 분야들이 지난해보다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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