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도수와 칼로리 ‘더 낮추기’ 경쟁
마케팅 강화하며 점유율 확보 ‘총력전’
되살아난 유흥시장...최후 승자는 누구?
주류업계 소주부문 1위 하이트진로와 2위 롯데칠성음료가 ‘제로 슈거’ 제품으로 맞불을 놓으며 정면승부에 나서 주목된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자)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를 반영해 내놓은 기존 상품의 리뉴얼 작업을 통해 점유율 강화를 꾀하는 것. ‘영원한 앙숙’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간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들여다봤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하이트진로는 최근 ‘제로 슈거’ 콘셉트로 리뉴얼한 진로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회사의 98년 양조기술로 진로 본연의 맛을 유지했고, 알코올 도수를 16.5도에서 16도로 낮춰 깔끔하고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칼로리도 330㎉에서 320㎉로 줄였다.
지난 2019년 4월 발매된 진로(진로이즈백)는 지금까지 약 14억병이 판매되며 대표 소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9월 처음처럼 새로를 선보이며 제로 슈거 소주 시장의 문을 처음 연 바 있다.
롯데칠성 측은 새로가 기존 처음처럼 제품과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으로 알코올 도수는 16도, 칼로리는 326㎉라고 밝혔다. 처음처럼 대비 칼로리를 약 25% 낮췄다.
새로는 출시 후 약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700만병을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 중이다.
이처럼 주류업체들이 앞다퉈 ‘무가당·저도주’ 제품을 내놓는 이유는 한 가지로 요약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가벼운 음주 등 즐겁게 건강관리를 한다는 의미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CNB뉴스에 “업무 특성으로 인해 고객들과 음주할 일이 많다”며 “업무 연장선에서 술을 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취하고 자기 관리도 용이한 무가당 소주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무가당 소주는 과당 대신 에리스리톨 등 대체 감미료를 사용해 나트륨·탄수화물·당류·지방·트랜스지방·포화지방·콜레스테롤·단백질이 모두 0%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올해부터 주류에 열량을 표기하는 주류 제품 열량(칼로리) 자율표시제가 확대되면서 소주 역시 일반 식품과 마찬가지로 영양성분을 비교분석 후 선택하려는 수요가 늘 것으로 주류업계 측은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주류는 다른 식품과 달리 제품 표면에 칼로리 등 영양 정보가 표기돼있지 않아 소비자가 건강관리에 적합한 상품을 고르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주류협회를 비롯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은 지난해 8월 주류 제품 겉면에 표시된 용량 옆에 칼로리를 함께 기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이트진로는 업소별, 채널별 재고 상황에 따라 기존 진로 제품이 소진된 후 칼로리가 기재된 리뉴얼 제품이 판매된다. 롯데칠성은 새로에 관련 영양성분을 안내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따라 주류기업들은 무가당·저도주 제품 마케팅에 힘쓰며 점유율 확보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올해 유흥 시장이 본격적으로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주류업체 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현재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은 1위 하이트진로가 약 60%, 2위 롯데칠성이 약 1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CNB뉴스에 “진로가 해왔던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활동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며 “‘제로 슈거’와 함께 더 깔끔해진 리뉴얼된 진로의 특성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 관계자도 “최근 유흥시장이 다시 회복하면서 ‘새로’ 역시 유흥채널 매출성장이 돋보이고 있다”며 “관련 시장에서 기존에 접하지 못한 새로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구미호 캐릭터 등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