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정만기 부회장 주재로 ‘제2회 수출 애로 타개 및 확대를 위한 업종별(조선‧철강 산업)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10일 열린 이번 회의는 지난 5일에 개최된 자동차‧자동차 부품‧이차전지 산업 대책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됐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산업연합포럼, 철강 및 조선업계 주요 기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소관과 실무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한국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을 펼친 베트남과 인도 사례를 감안하는 경우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코로나가 대규모 확산 중인 중국도 1월 춘절 전후 확산세가 정점을 찍은 후 3∼4월이면 급감하면서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골드만삭스 등 많은 기관들의 전망처럼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으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5% 이상으로 회복된다면 전년 대비 4%의 감소가 전망되는 우리 수출도 하반기 이후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만기 부회장은 “조선과 철강은 중국과 보완 관계라기보다는 경쟁관계에 있어 중국의 경제 회복으로 수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전망이므로 수출 확대를 위한 특단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조선 산업의 경우 LNG 운반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지난해 세계 발주량의 58%, 친환경 선박 발주량의 50%를 수주하는 등 대규모 수주로 인해 올해 수출은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조선업 종사자수가 2014년 20만명 수준에서 2022년 7월경 9만명 수준으로 54% 가량 감소하며 인력난에 직면하고 있어 기존 정부 대책과 더불어 퇴직 인력 재취업 등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며, “금융 및 보증 기관의 선박 금융과 보증 한도도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철강 미국 수출은 263만톤의 수출 쿼터 중 분기별로 30%를 채워야 하나 이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 쿼터 잔여량의 다음 분기로의 이월이 허용되지 않아 미소진 물량을 수출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쿼터 잔여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중소 철강 업체들에게 쿼터량의 일부를 배정하는 등 쿼터량의 100% 소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기별 미소진량 이월이 허용될 수 있도록 미국과의 협상 노력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권봉기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장은 “코로나19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주 감소 여파로 선박류 수출은 지난 2년간 난항을 겪었으나 최근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 물량 인도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약 14.7% 증가한 209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봉기 부장은 “최근 수출 회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력난 해소가 필수적”이라며 “지난 8년 동안 생산인력이 절반 이상 감소했으나 인력 신규 유입이 턱없이 부족하고 노령화도 심각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장은 “외국 인력 도입 확대 및 E7 비자(조선업 관련 특별활동 비자) 발급 신속화 등 지원책을 정부가 최근 마련한 만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의 조속한 시행이 필요하다”며, “선수금 환급보증(RG)과 선물환 매입을 위한 은행별 여신 한도 확대와 특별 한도 제공 등 추가적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해양 기자재의 경우 내수에 편중된 점이 문제”라며, “조선해양 기자재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7개의 해외 기자재 거점기지 이외에 브라질, 일본 등에 신규 거점기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직수출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변영만 한국철강협회 부회장은 “철강 수요의 침체와 신흥국의 철강 생산 역량 확대로 인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IRA,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등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마저 가중되어 올해 철강 수출은 전년 대비 약 5.4% 감소한 363만 7000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변영만 부회장은 “철강의 미국, EU 수출 시 쿼터제 적용으로 인해 철강 수출량이 제한을 받고 있어 쿼터가 확대되지 않으면 수출 확대도 어렵기 때문에 쿼터 운영의 최적화가 필수적”이라며, “업체 간 연간‧분기별 쿼터 소진 일정 조율을 통해 미국 쿼터 품목 예외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철강협회는 수출 승인 소요 기간을 기존 3일에서 1일로 단축하는 등 절차 간소화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영세 업체 대상 거래 시 무역 보험 한도가 수출금액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무역 보험 한도를 확대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중소 철강업체들은 기존 수출국가인 미국, EU 이외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정보 부족이 문제라고 밝히고 한국무역협회나 KOTRA 등 현지 시장 정보에 밝은 전문가들의 맞춤형 컨설팅 제공 확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국무역협회 측은 수출 금융 애로 등 제기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해 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에 건의할 예정이다. 다섯 차례의 업종별 대책회의 중 세 번째로 개최될 차기 회의는 원전·플랜트·엔지니어링 업종을 중심으로 오는 12일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