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3.01.02 09:55:25
경기도 고양시의 경제계가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12월 15일 고양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서 권영기 회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한강글로벌해운(주) 홍흥석 대표가 혜성처럼 나타나 제6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고양상공회의소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거시경제 해박한 '마이다스의 손' 사업가
홍흥석 대표는 거시경제학 이론에 해박하고, 성공적인 기업 경영 경험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 흐름을 읽어 내는데에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덕수상고 출신으로 고려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에 합격 후 회계법인 생활을 하다 30세에 세무회계사무실을 차렸다. 이후 전혀 다른 건축업에 뛰어들면서 호황을 누리다가 1997년 IMF가 오기 전 가지고 있던 모든 부동산을 처분했다.
이후 1998년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해 금융업계에서 사업을 하다가 다시 부동산 개발 및 관리임대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2020년 한강글로벌해운(주)를 설립해 해외에서 활동 중인 벌크선 3척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예상을 깨고 고양상의 회장에 당선?
그러한 홍흥석 대표가 지난 해 고양상공회의소 회장을 하겠다고 나섰다. 고양시 경제계나 정치계에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어서 사실상 당선이 불확실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치밀한 홍 대표의 기업 경영 방식이 이번에도 통했다고 해야 할까? 예상을 깨고 25 : 22, 3표차로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권영기 회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쯤 되면 홍흥석 대표가 왜 고양상공회의소 회장이 되려고 결심했는지, 회장으로서 과연 어떻게 고양상공회의소를 이끌어나갈 것인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CNB뉴스는 지난 12월 28일 상공회의소에서 홍흥석 회장을 직접 만나 한시간 가량 인터뷰 했다. 다음은 그 내용 중 일부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간단하게 정리한 것이다.
1. 3년 회장 임기 동안 연 1억원씩 총 3억원을 고양상공회의소 회관 건립 기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사상 유래가 없는 통 큰 기부인데 어떻게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됐나?
-사실 임기 동안 총 3억원을 1년에 1억원씩 순차적으로 기부하겠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발표했던 건 아니고, 제가 친한 분들하고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왔던 얘기다.
당시 내가 연 1억씩 기부하면 혹시 상공회의소 부회장들도 연 1천만원씩 기부하는 게 가능하겠냐, 부담스럽지 않겠냐라고 친한 분들에게 한번 그 가능성을 물어보는 과정에서 얘기가 새어 나간 것 같다. 물론 저는 마음먹은 것이기 때문에 제 의지대로 고양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1년에 1억씩 총 3억을 기금으로 기부할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2. 첫번째 공약이 고양시 기업경제인연합회(고경연)와의 통합이다. 지난 권영기 회장 때 TF를 구성해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결국 통합을 이루지 못했다. 동상이몽이랄까. 서로간 생각이 달라서 쉽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엔 정말 통합이 가능하겠나?
-통합이 가능하다. 얼마 전 지난 통합 논의 과정에 참여했던 관계자를 만나서 그동안 고양상의와 고경연 간 통합과정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그리고 통합되지 못했던 진짜 걸림돌이 무엇이었는지를 물어보고 그 내용도 다 들었다. 들어보니 핵심은 통합됐을 때 회장을 누가 하느냐였다.
따라서 저는 고경연과 통합하려면, 절차의 정당성에 근거한 통합 룰(rule)을 만들면 되겠다라고 생각했다. 저는 사실 통합을 위해서라면 고양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내려놔도 괜찮으니까 정당한 통합 룰만 제대로 만들어서 그 룰을 양 기관이 통과하자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고양상의가 고경연과 통합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3. 고양시 집행부와 관련해 고양상공회의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두가지인데, 이동환 고양시장과 시 집행부에 경제 관련 자문과 정책제언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로 지자체의 정치나 행정 분야에서는 고양시라는 경제적 토양에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어떤 사업들을 심고 발전시킬 것인지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면 바이오 사업이라든지 판교처럼 아이티 사업이라든지, 결정하고 실행한다. 하지만 고양시 토양이 그러한 결정된 사업들에 맞지 않으면 결실을 맺을 수 없다.
따라서 고양시 경제적 토양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고양상의의 기업 대표들이 고양시 경제적 토양이 어떠한지 또는 경제 전반에 대해 이동환 고양시장과 시 집행부에 자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로는 고양상의 기업인들이 고양시에 정책 제언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실제로 해외의 도시들은 지역의 상공인들과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자문과 정책제언을 듣고 논의한다. 그러한 과정이 고양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 일부 언급이 됐지만, 앞으로 실행할 총 6개 공약은 무엇인가?
-첫째, 고경연과 합병하고 이업종 교류회를 신설해서 이를 중심으로 고양시와 정책자문과 기업 애로 해소 기능을 강화. 둘째, 상공인들의 금융 신용보강 채널을 구축. 셋째, 회관 건립 기초 자금을 마련 및 마스터 플랜 수립(회장 총 3억 기부)
넷째, 당연회원사 가입 높여 상공회의소를 정상적인 모습으로 발전(1달에 4개사 목표). 다섯째, 직원들의 불필요한 업무는 줄이고 사전적 서비스 정신으로 회원사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 여섯째, 회원사의 매출증대를 위한 플랫 폼을 만들고 회원사 CEO들을 CEO아카데미 강사로 합류시켜 체험적 강의속에 기업 문제 해법에 CEO아카데미가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 등 6개다.
5. 마지막으로, 취임 후 고양상공회의소 문화를 바꾸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변화하겠다는 것인가?
-고양 메가시티에 걸맞는 '현대적 비지니스 문화'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여기 고양상의 회원사들은 기업의 대표이지 자연인들의 집합이 아니다. 기업의 대표인 CEO를 서로 예우하고 CEO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
기업인 정신인 자립심과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행사에서는 철저하게 '수익자 부담원칙'을 적용해서 기존의 시민사회 행사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을 과감히 탈피할 계획이다.
고양상공회의소 회원사들이 '착한 코스프레'에 빠지지 않고, 기업의 본질에 충실한 문화를 만들겠다. 제가 그동안 만난 회원사 대표들이 했던 질문인 "왜 내가 회비를 내는지 모르겠다."에 대해 2023년 새해부터 확실한 답변을 드리겠다.
(CNB뉴스= 경기 고양/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