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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조현민 한진 사장의 도전과 혁신…‘로지테인먼트’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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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22.12.30 09:47:10

물류와 문화 결합‘로지테인먼트’ 탄생

광고성 배제하고 작품성 높은 영화 제작

굿즈·메타버스·게임..조현민의 도전 계속

 

지난 23일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개최된 단편영화 ‘백일몽’ 시사회에서 투자 총괄을 맡은 한진 조현민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성호 기자)

종합물류기업 한진의 색다른 시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물류·택배업계 최초로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Logistics + Entertainment)’라는 기치를 내세우며 물류 생태계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 모바일 게임, 이모티콘, 브랜드 굿즈는 물론 미래지향적 물류 세계관을 구현한 메타버스 등을 선보이다가 이번에는 영화까지 내놨다. 한진의 샛길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CNB뉴스=이성호 기자)


 


물류·택배회사가 영화를 만들었다. 낯설지 않을 수 없다. 한진 얘기다. 한진은 직접 제작·투자한 ‘백일몽(감독·각본: 홍영아)’이라는 단편영화를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백일몽’은 주인공인 젊은 택배기사와 치매를 앓고 있는 그의 어머니를 다룬 휴먼 드라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겨운 우리 청춘, 삶의 애환에 관한 이야기로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이 영화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한진에서 100% 후원했지만, 회사 광고성을 철저히 배제했다는 점이다. 물론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과 택배차량이 나오지만, 이는 주인공이 택배기사이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기업에서 영화에 협찬하거나 제작을 지원하고, 심지어 직접 만드는 경우는 종종 있다. 유명 연예인 등을 앞세워 대규모 물량을 투입, 영화라기보다는 기업 이미지·상품 홍보 등을 위한 사실상 광고 콘텐츠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한진의 경우처럼 철저하게 입김을 배제한 채 일체의 간섭없이, 제작진에게 전권을 주고 순수 창작물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택배차량이 영화에서 어느 정도 노출돼야 하는지 등 회사 측 개입이 전혀 없었고, 일부 스텝들은 한진이 투자해 만들고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였다는 것.

이에 제작진은 주인공인 택배기사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업무는 늘어나는 와중에 어머니를 맡길 치매센터는 없고, 이 연약한 젊은이는 과연 어떻게 엄마랑 생활을 해나갈까에 대한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1년여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탄생한 ‘백일몽’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탈리아 골든단편영화제, 미국 WRPN여성국제필름페스티벌, 미국 뉴포트비치필름페스티벌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다수 영화제에 출품한 상태로 수상의 소식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 (사진=이성호 기자)

 


조현민 사장 “택배와 삶의 애환...모두를 위한 프로젝트”



그렇다면 한진이 영화를 선뵌 까닭은 뭘까.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한진의 대표사업인 택배를 재해석하고 물류회사를 넘어, 우리 삶의 애환을 담은 스토리로 설명하고 싶었다”라는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

조현민 사장은 “일상에 더욱 깊숙이 자리잡아 떼려야 뗄 수 없는 택배라는 주제와 보다 건강할 수 있는 삶의 이야기를 어떻게 종합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에 훌륭한 제작진을 만나 단편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접하게 됐고 도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백일몽’은 회사 홍보 차원이 아니라고 방점을 찍으면서 “지금도 추위를 이겨가며 전국에서 배송하시는 모든 택배기사님 및 택배에 종사하는 모든 분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이 영화는 한진의 물류·택배업계 최초이자 색다른 시도인 로지테인먼트(Logistics + Entertainment)의 일환이라는 소개다. 앞서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의 첫 신호탄은 2021년 5월 출시한 모바일 택배게임 ‘택배왕 아일랜드’였다.

이 게임은 현재 미래지향적인 물류 세계관으로 확장된 ‘물류왕 아일랜드’로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더불어 택배를 비롯한 다양한 물류의 현장을 아기자기한 매력으로 구현한 브랜드 굿즈,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는 물론 미래지향적인 가상의 물류 공간을 표방한 메타버스 ‘로지버스 아일랜드’를 오픈하는 등 MZ세대를 비롯해 더 많은 고객에게 물류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로지테인먼트를 발안하고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는 조현민 사장이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조 사장은 지난 2020년 한진 마케팅 총괄 전무로 합류해 2021년 부사장을 거쳐, 2022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자칭타칭 마케팅 전문가다. LG애드 MBK팀에서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뎠고, 2007년부터는 대한항공 광고선전부 광고선전기획팀을 거쳐, 여객마케팅부 담당 및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광고 담당자로 활동한 바 있다. 이런 조 사장이 한진에 들어와 ‘로지테인먼트’라는 기치를 내걸고 물류 생태계를 넓히면서 대고객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는 것.

왜 ‘로지테인먼트’ 일까. 조 사장은 한진으로 자리를 옮긴 직후 ‘파발마(국내 최초 택배 브랜드)’ 시절부터 함께 해온 집배점 사장을 만났다고 했다. 그는 조 사장에게 한진택배 덕분에 30년 동안 자식도 다 키우고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 택배를 하는 후배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이 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이런 만남이 계기가 됐다. 조 사장은 “택배라는 업무가 어떤 것이고 물류가 무엇인지 좀 더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한다는 바램을 들었다”며 “저 역시 마찬가지로 그룹에서 일했지만, 물류가 뭔지 잘 몰랐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쉽게 이해하고 관심을 갖는다면 더 발전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게임부터 하나하나 시작해 백일몽까지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콘텐츠가 만들어내는 힘을 중시했다. 그는 “어떤 업이든지 콘텐츠가 중요하다”며 “물류란 무엇이고 이런 게 물류를 하는 사람들의 일상이며 우리가 하는 일이라는 것을 멋있게 표현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즉, 로지테인먼트는 대고객 접근성을 강화해 친근하게 스며드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한 발짝씩 내디뎌 영역을 넓혀가는 한진의 로지테인먼트는 어디까지 이어지고, 통할 수 있을지, 추이는 지켜볼 일이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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