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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푸르밀이 던진 질문…대한민국 ‘우유시대’ 저물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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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2.11.11 09:16:48

한 우물만 파던 푸르밀의 실패
FTA로 수입 유제품 공세 직면
수요급감…우유시대 막내리나?
유업계 “사업 다각화만이 살길”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 (사진=연합뉴스) 

유업계는 지난해 남양유업 매각에 이어 최근 푸르밀이 강력한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처럼 유업계의 설 자리가 크게 줄어든 데엔 저출산에 따른 우유 소비 감소와 수입산 유제품의 선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이에 유제품 기업들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사업 활로를 모색하고,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푸르밀이 전체 직원의 30%를 줄이는 강력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푸르밀 전신인 롯데우유가 지난 1978년에 설립된 지 45년 만이자 롯데우유에서 독립한 지 15년 만의 일이다.

앞서 푸르밀은 지난달 17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자사 임직원 350여 명에게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 통지문을 발송한 바 있다. 푸르밀 측은 사업 종료 배경에 대해 수년간의 영업적자가 누적되면서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후 푸르밀 노조와 대리점, 연계된 농가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이에 노사가 머리를 맞댄 끝에 10일 사업종료를 철회하고 30% 감원으로 사업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푸르밀 사태는 유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영남우유가 2015년 폐업한 악몽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푸르밀의 경영난이 다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부응하지 못하고 ‘우유’라는 한가지 사업만 고집해 온 데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동종업에 종사하는 여타 기업들에게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업체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자구책을 펼치고 있다.

매일유업은 실버푸드 시장의 성장성을 사전에 간파 후 2018년 성인영양식 ‘셀렉스’를 출시,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뼈 건강을 위한 ‘골든밀크’도 선보였으며, 식물성 대체유 ‘아몬드 브리즈’ ‘어메이징 오트’ 등도 내놓았다.

남양유업은 독일 제약회사 프레지니우스카비와 협업을 통해 환자 영양식 ‘프레주빈’ 등을 발매하며 케어푸드 사업을 강화 중이다. 또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의 리브랜딩을 통해 파우더, 즉석음용(RTD) 및 테트라 등으로 신성장 동력을 추진하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6월 단백질 브랜드 ‘더:단백’을 론칭했고,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지난 5월 유당 분해 우유 ‘내 속이 편안한 우유’를 출시하는 등 기능성 제품과 함께 아이스크림, 냉동피자 및 컵커피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한 소비자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의 푸르밀은 어디? 안갯속 시장 상황



이처럼 유제품 기업들이 앞다퉈 수익 창구 다변화를 모색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저출산 시대를 맞아 발생하고 있는 인구 감소 등에 따른 우유 소비인구의 감소를 들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8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8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한 2만17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월 기준 역대 최저치로 합계 출산율 역시 지난해 0.81명에서 올해 0.7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반해 사망자 수는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34개월째 인구 자연 감소세를 이었다.

낮은 출산율은 자연스레 우유 소비층의 급감을 초래했다. 국내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6.6kg에서 2020년 26.3kg으로 대폭 줄었다.

또 다른 이유로 2006년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수입산 유제품의 가세를 꼽을 수 있다. 현재 멸균 우유 등 수입산 우유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4.3%로 절반을 넘은 반면, 국내 우유 자급률은 2012년 62.8%에서 지난해 45.7%를 기록하며 17.1%포인트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유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매일유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줄어든 308억원으로 집계됐다.

남양유업은 2019년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 중이며, 서울우유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582억원을 나타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유업계는 향후 사업 다각화에 더욱 집중할 전망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기존 유제품, 유가공제품 이외에 단백질음료, 건기식 제품 등의 취급상품 수(SKU)를 지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망이 밝지는 않다. 오는 2026년부터 FTA 체결로 인해 우유·유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유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단백질, 건기식 등은 제약회사 및 건기식 전문기업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유제품 비중을 줄이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추진하더라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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