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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비즈] “우주와 미술의 결합”…한화건설 ‘도킹 서울’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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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2.11.08 09:23:40

우주과학과 미술의 결합 ‘도킹 서울’
옛 서울역 버려진 주차램프 대변신
한화·서울시 협업…‘미래 서울’ 꿈꿔

 

한화건설이 서울역사의 사용하지 않던 주차램프를 ‘도킹 서울’이라는 이름의 공공미술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사진=손정호 기자)

움직임을 줄여야 하는 ‘자제의 시대’가 끝날 듯 끝나지 않습니다. 출타는 여전히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CNB뉴스가 대신 갑니다. 재밌고 새롭고 어쨌든 신선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발과 눈과 손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가보니 알게 된’ 또 다른 오감의 영역이 안방으로 배달 갑니다. 이번에는 ㈜한화 건설부문(구 한화건설)이 만든 ‘도킹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서울역에 사용하지 않는 주차장 공간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생명력 넘치는 작품으로 이 공간을 살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참여 조각가 김주현)

㈜한화 건설부문이 서울시 중구 서울역사의 20년 동안 사용하지 않던 주차 램프(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를 공공미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공간의 이름은 ‘도킹 서울(Docking Seoul)’. 도킹은 우주선과 배 등이 결합해 공간이 넓어지는 일을 의미하는 단어로, 최첨단 과학의 미래가 서울시와 만나기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물리학자인 김상욱 경희대 교수, 천문학자인 이태형 천문우주기획 대표가 자문으로 참여했다.

 

‘도킹 서울’의 설치미술 작품인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위)와 ‘관측지점’. (사진=손정호 기자)

‘도킹 서울’은 서울역에 있는 롯데마트 4층의 주차장과 옥상정원, 서울로 7017(공중 보행로)이 만나는 지점에 출입구가 있다. 지하로 이어지는 나선형 모양의 시멘트 구조물에 자리해 있다.

‘도킹 서울’의 출입구는 하얀색 철제 구조물로 만들었는데, 그 위에 파란색으로 ‘DOCKING SEOUL’이라고 적고 밑에 ‘URBAN ART STATION(어반 아트 스테이션)’이라고 작은 글씨로 표기했다. 이곳을 지나서 안쪽으로 내려가면, 다슬기처럼 생긴 주차 램프의 길이 보인다. 이 길을 천천히 내려가면 총 5개의 설치 미술 작품을 차례로 접할 수 있다.

첫 번째 작품은 양정욱 작가의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이다. 시멘트의 회색 천장에 설치된 작품으로, 전동모터에 따라 기다란 나무판과 흰색 끈이 규칙적으로 움직인다. 머리 위를 바라보며, 삭막했던 시멘트의 천장에서 찾을 수 없었던 우주 천체의 운동에 대한 사유를 얻을 수 있었다.

 

‘도킹 서울’의 설치미술 작품인 ‘깊은 표면’(위)과 ‘푸른 별’. (사진=손정호 기자)

두 번째는 디폴트(차동훈)의 ‘관측지점’이다. ‘관측지점’은 우주선의 동그란 유리창이나 도킹 장치처럼 생긴 작품으로, 내부에 조립한 컴퓨터가 들어있다. 동그란 형태는 알루미늄으로 주조했는데, 컴퓨터 화면으로 3D 그래픽으로 만든 ‘도킹 서울’의 공간을 볼 수 있다. 이 3D 그래픽은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반응하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세 번째는 ‘푸른 태양 무대’로 정소영의 ‘깊은 표면’, 팀코워크의 ‘푸른 별’로 이뤄져 있다. 이 두 오브제(상징적 기능의 작품)는 도킹 서울 공간의 중앙 부문에 자리해 있다. ‘깊은 표면’은 아연강판과 기둥으로 만든 푸른색의 조각 작품으로, 소용돌이 모양의 나선형 구조를 형상화했다.

그 위의 공중에 ‘푸른 별’이 있는데, 스테인리스 플레이트와 LED로 만든 거대한 원 모양의 작품이다. 밤에는 ‘푸른 별’ 작품의 LED가 다양한 컬러의 빛을 뿜어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곳을 걸으면 태양의 소리를 주파수 대역으로 추출해 만든, 은은한 작은 종소리와 같은 사운드도 들린다.

네 번째는 시민 72명이 참여한 ‘나의 우주색’이다. ‘나의 우주색’은 주차 램프 한쪽에 자리해 있는데, 미러파이프와 홀로그램 시트, 조명으로 만들어졌다. 은색 기둥에 시민들이 생각하는 우주의 색에 대한 단어들이 적혀 있고, 천장에 붙어 있는 작은 조명의 컬러가 변하면서 우주의 은하 속을 유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도킹 서울’의 설치미술 작품인 ‘나의 우주색’(위)과 ‘생명의 그물-아치’. (사진=손정호 기자)

다섯 번째는 김주현의 ‘생명의 그물-아치’이다. 이 작품은 스틸 파이프를 프랙탈 구조를 형상화해 쌓고, LED로 빛을 더한 모습이다. 주차 램프 한쪽의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형태로, 불안해 보이지만 안정된 구조와 빛나는 LED가 결합해 우주와 생명의 근원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공간도 인상적이다. ‘도킹 서울’에는 이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설치미술 작품들에 대해 알려주는 설명판이 곳곳에 자리해 있는데, 메타버스 공간인 ‘서울 램프 시간 박물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QR코드도 있다.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고 QR코드를 인식시키면, 구글의 웹 브라우저인 크롬에 최적화되어 있는 ‘도킹 서울’ 메타버스에 입장할 수 있다.

유저는 이 가상의 미술관에서 닉네임과 아바타를 설정할 수 있고, 온라인에 마련된 디지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다른 유저를 초대해 함께 메타버스에서 만날 수도 있다.

 


서울역 개발사업과 연계…상징적 공간으로



한화의 ‘도킹 서울’ 조성은 ‘서울역의 변신’과 무관치 않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2020년 옛 서울역 건물과 서울로 7017을 연결하는 옥상 연결 보행로를 설치하고, 그 옆에 공중정원을 조성했다. 한화솔루션의 계열사인 한화커넥트는 민자역사인 서울역과 청량리역을 개발해 관리해오고 있다.

 

‘도킹 서울’ 곳곳에는 이 공간과 작품에 대한 설명판들이 있다. 영상과 QR코드 등으로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한화 건설부문이 포함된 한화컨소시엄은 코레일과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서울역 뒤쪽의 유휴용지를 서울역과 연계해 복합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으로, 국제회의 수준의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설과 호텔, 백화점, 오피스 등을 갖춘 최고 높이 40층, 5개 동 규모의 건축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 공사비가 약 2조원에 달한다.

이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성되면, 서울역은 서울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이 되면 최첨단 우주과학과 공공미술의 결합 공간인 ‘도킹 서울’이 서울역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CNB뉴스에 “도킹 서울은 서울시와 ㈜한화 건설부문, 한화커넥트 등이 협업해서 만든 공공 미술 프로젝트 공간”이라며 “세상과 도킹을 시도하는 예술을 따라가면 예술이 이끄는 드넓은 우주를 감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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