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신뢰 높이고 ESG도 실천
농가와의 각종 런칭 제품들 봇물
‘위기의 농업’에 ‘한줄기 빛’ 선사
식품업계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농가와의 상생에 나서 주목된다. 안정성이 보장된 국산 식재료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이행에 따른 이미지 제고를 꾀하자는 것. 이에 따라 국내산 특산물을 재료로 활용한 각종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SPC그룹은 지난 2012년부터 평창 감자, 제주 당근, 논산 딸기, 무안 양파, 영주 인삼, 영천 샤인머스켓 등 특화된 농작물을 재배하는 지역 농가와 상생협약을 체결, 우리 농산물 소비 활성화를 도모하는 ‘행복상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경북 경산시·농협중앙회경산시지부와 ‘경산대추 소비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해 경산지역 대추 농가 지원에 나섰다. 협약을 통해 대추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 국산 대추의 우수성을 알리는 동시에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대추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열기 위해 힘썼다.
SPC그룹 측은 “수매한 대추에 치유농업(사회적·신체적 건강을 도모하는 농업 활동)을 실천하는 바람햇살농장과 발달장애인이 연계해 재배한 대추가 포함돼 의미를 더했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지난달 26일부터 국내 농가와의 상생을 위한 ‘한국농업 상생발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계약재배’ ‘국내 농산물 소비 증대’ ‘국산 종자 사용’ ‘오뚜기 농업모델 구축’ 등 핵심과제를 선정해 오뚜기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오뚜기라면·오뚜기냉동·오뚜기제유·오뚜기SF·조흥·상미식품 등의 임직원들이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또 지역 농가로부터 양파, 쌀, 다시마, 대파 등의 농산물을 수매하고 이를 활용한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수매한 양파는 ‘3분 카레·짜장’ 등 레토르트 식품에, 쌀은 즉석밥에 사용되며, ‘오동통면’ ‘다시마식초’ ‘다시마장국’ 등에는 완도산 다시마가 들어갔다. 최근에는 즉석국 제품 ‘오뚜기 맛있는 육개장’에 들어가는 수입산 대파를 국내산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농산물 소비 촉진에 동참하기 위해 지역 특화 브랜드도 론칭했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11월 제주 고유의 특색을 살린 브랜드 ‘제주담음’을 론칭, 제주산 원재료를 활용한 ‘제주 흑돼지 카레’ ‘제주 한라봉 마말레이드’ ‘제주 메밀 비빔면’ 등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제주 로컬 맛집 ‘금악똣똣라면’과 협업해 ‘제주똣똣라면’을 출시했다. 마늘·돼지고기·대파 등 제주산 식재료를 사용한 제품이다.
오리온도 매년 6월부터 11월까지 감자 특산지로 유명한 전라남도 보성, 충청남도 당진, 강원도 양구 등에서 국내산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수확한 감자는 그 즉시 충북 청주공장과 감자 저장소로 이동, ‘포카칩’ ‘스윙칩’ 생산에 활용된다.
오리온은 현재까지 350여 개 감자 재배 농가와 계약을 맺어 약 1만5000t의 국내산 감자를 구매했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지역 농가와 상생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에 따른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지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화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계약 재배 방식은 치솟는 물가와 판로 축소, 수요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이 같은 일석이조 효과 때문에 식품기업들의 지역 농가와의 협업은 앞으로 더 확장될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앞으로도 국산 농산물 소비 촉진, 국내 농업 경쟁력 강화 등 동반성장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에서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