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반도체 장비의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칩(Chip) 4’ 동맹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일 ‘최근 반도체장비 교역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 급증으로 2021년 세계 반도체장비 교역액은 전년 대비 2.4% 성장하며 역대 최대인 101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장비 1~3위 수출국은 일본·미국·네덜란드이며, 1~3위 수입국은 중국·대만·한국으로 반도체장비 시장은 수요국과 공급국이 지리적으로 분리돼 있다. 수입국인 한국과 대만은 미국·일본·네덜란드산 수입 의존도가 70%를 넘으며, 중국도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반도체장비 시장은 세계 5대 반도체장비 업체가 79.5%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장벽이 높고 독과점 구조의 특성을 띠고 있는 시장으로, 한국의 반도체장비 수입은 반도체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꾸준히 증가해 2021년 역대 최대 규모인 249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산업 업황에 따라 향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국은 반도체장비 자립화율이 20% 수준에 불과하고 반도체장비 수입 77.5%를 미국·일본·네덜란드 3국에 의존하고 있어 외교적·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취약한 구조라며, 반도체장비 시장의 높은 기술장벽, 독과점 구조 등으로 반도체장비의 국산화 및 수입국 다변화를 짧은 시일 내 이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역협회 강상지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장비 수출 규제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차질을 빚으면서 일종의 반사이익을 얻을 기회가 생겼다”며, “이 기간 동안 우리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해 중국과의 격차를 더욱 넓히면서 국내 반도체산업 기반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칩(Chip)4 동맹에 참여 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이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