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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로에 선 ‘롯데칠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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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2.10.21 14:47:19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사진=롯데칠성음료)

국내 유통기업들의 인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인사시즌은 더욱 찬바람이 부는 듯하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 어디라 할 곳 없이 전부 다사다난했던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이번 연말 정기인사에 세간의 시선이 더욱 집중되는 듯하다. 특히 내년 3월 임기만료인 그룹 계열사 대표들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여기에는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도 포함돼있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의 연임을 두고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일단 긍정여론이 상당수다. 박 대표는 지난 1994년 롯데칠성 판촉부에 입사한 이래 줄곧 한 회사에서 근무해 온 ‘롯데칠성맨’ ‘음료 전문가’로 불린다. 영업전략팀에서 근무를 시작해 채널분석담당, 마케팅전략담당을 거쳐 2009년 마케팅팀장을 역임했다. 2014년에는 마케팅부문장, 2017년 경영전략 및 해외사업부문장을 총괄한 데 이어 2020년에는 음료·주류를 통합한 전략기획부문장에 오르며 성과를 창출 해냈다.

같은 해 12월에는 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돼 그간의 다양한 직무 경험을 살려 사업 정상화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취임 1년 만에 전년 대비 87.4% 상승한 1822억원의 영업이익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전년에 비해 58.6% 늘어난 123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순항한 데다 하반기 실적 전망 역시 낙관적인 상황이다.

음료부문은 기능성 표시제품 및 제로 탄산음료 마케팅 강화, 맞춤형 건기식 사업 진출, 친환경 제품군 확대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넓힐 방침이다. 주류부문은 희석식 소주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 등을 비롯해 신사업인 위스키를 앞세워 상품수(SKU)를 확대, 시장 점유율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다만,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정량화된 실적 개선과는 달리 회사 내외부 문제를 처리하는 능력은 다소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제품 이취 논란을 빚었다. 온라인 게시판을 중심으로 ‘펩시 제로슈거’ 페트병 제품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다수 제기되면서 반복되는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별빛청하’ ‘새로’ 제품의 이형병(모양이 다른 병) 출시도 회사를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트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형병 사용은 환경 문제와 수거 및 분류, 취급에 따른 투자 비용을 증가시켜 회사가 중시하는 ESG 경영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박 대표의 공과 실이 뚜렷한 상황에서 그의 향후 거취는 여전히 안갯속에 갇힌 듯 보인다. 박 대표의 연임 또는 퇴임을 두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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