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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값싸고 맛있는 치느님, ‘당당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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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2.08.25 11:49:13

모델들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소재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홈플5일장 행사상품인 당당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오늘은 파닭, 모레는 양념통닭, 주말엔 후라이드통닭...종류별로 맛본 게 불과 반년 전인 것 같은데 요즘 치킨은 너무 비싸서 주문할 엄두가 안 난다니까”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치킨을 안 먹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친구가 한 말이다.

치킨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권 사람들이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때 칠면조를 먹듯, 한국인들은 각종 기념일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수시로 치킨을 찾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치킨 가맹점 수는 지난 2018년 2만5188개에서 2020년 2만5867개로 679점포가 늘었다. 치킨 브랜드의 종류 또한 2019년 438개에서 2021년 701개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세계 곳곳의 맥도날드 매장보다 한국의 치킨집이 더 많다고 하니 이 정도면 가히 ‘치킨 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이 같은 광범위한 인기로 인해 치킨이 물가 품목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은 매우 크다. 이 와중에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치킨값도 덩달아 뛰어올랐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탐탁지 않은 가운데 대형마트가 이들의 원성이 수그러들 만한 묘안을 내놓았다.

최근 주요 대형마트가 출시 중인 1만원 안팎의 ‘가성비’ 치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홈플러스가 지난 6월 말 선보인 ‘당당치킨’(6990원)을 시작으로 이마트 ‘5분치킨’(9980원), 롯데마트 ‘한통치킨’(1만5800원), 킴스클럽 ‘순삭치킨’(1만3500원), 코스트코 ‘로티세리치킨’(1만1000원) 등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당당치킨은 6월 3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약 50일간 46만 마리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당당하다라는 중의적 표현과 함께 ‘당일 조리, 당일 판매’를 뜻하는 제품으로 국내산 닭을 사용한다. 매장별 판매 수량이 정해져 있으며, 당당치킨이 매대에 나오는 시간은 제각각이다.

대형마트가 싼 가격에 치킨을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롯데마트는 2010년 12월 ‘통큰치킨’(5000원)을 출시하며 국민적 관심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대기업의 횡포’ 등의 지적을 받으며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해야만 했다.

현재의 여론 분위기는 12년 전과는 사뭇 다른 듯 보인다. 대형마트표 저가 치킨이 등장한 것은 똑같지만 비난의 화살은 대형마트가 아닌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와 배달 플랫폼으로 쏠리고 있다.

이유는 명료하다. 현재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치킨 가격이 배달료까지 합해 3만원대에 달해 부담이 적잖은데 대형마트에서는 3분의 1 수준 가격으로 치킨을 맛볼 수 있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동시에 업체 측에는 불만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

한편 이러한 마트치킨 열풍이 치킨 프랜차이즈에는 마냥 달가울 리 없다. 치킨 프랜차이즈 측은 밀가루·식용류 등 원재료에 더해 포장박스·치킨무·물티슈·음료 등 부재료의 가격 인상, 도계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건비·물류비, 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 대행 수수료 징수 등으로 인해 치킨값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호소 중이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한 데 대해선 여러 계열사·지역 지사 체계로 운영하지 않아 모든 수익이 가맹본부로 귀속되는 점, 물류와 생산 공장이 내재화돼 있어 원가율이 낮은 점, 판매관리비용이 낮은 점 때문이라는 게 업계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좌우간 결국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시장이고, 제품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또 이들은 언제 어떠한 경우에서도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지금 소비자들은 당당치킨을 우리가 기존에 알던 ‘치느님’으로 여기는 듯하기에 제품의 인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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