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기자 | 2022.08.19 13:08:31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형준 부산시장이 19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사법부의 판결을 규탄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는 19일 박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선고공판을 열고 박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로써 박 시장은 시장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무효가 되려면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돼야 한다.
박 시장은 지난해 4·7 보궐선거 당시 언론에서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이던 박 시장이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4대강 관련 사찰 문건에 관여했다'고 보도하자 "그런 사실이 없다"고 12차례에 걸쳐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 7월 박 시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이에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등 시민단체는 선고 직후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고는 박 시장에게 사법부가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는 "박 시장이 청와대 재직 시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건에 당시 직위인 홍보기획관, 정무 수석이 배포처로 명확히 기재돼 있다. 박 시장이 4대강 사찰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재판 과정에서 전혀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아 그 죄질이 더욱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엄벌에 처해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그럼에도 검찰은 500만원의 솜방망이 벌금형을, 재판부는 그보다도 낮은 수준의 형을 선고했다"며 "사법부에 우리 사회의 정의보다도 우선되는 이해관계가 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노했다.
선고에 앞서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들은 박 시장에 대한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박 시장은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로 인권을 유린했으며, 당선을 위해 거짓을 자행했으나 피해자는 그에게 어떠한 책임도 물을 수 없게 됐다"며 "박 시장에 대한 철저한 엄벌이 필요하다. 검찰은 엄중한 법 집행을 위해 즉시 항소하라"고 규탄했다.
시민단체는 불법사찰 피해자 등과 향후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박 시장에 대한 엄벌과, 박 시장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 규탄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