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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솔로몬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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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22.07.28 11:35:12

(사진=연합뉴스)

요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대인기다.

이 드라마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도 일부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논외로 친다. 우영우는 법정물이라는 큰 뼈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국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법을 해석·판단해 적용하되, 무미건조한 텍스트로만 보지 않고 따스한 시선으로 삶을 향해 초점을 맞춰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법을 다루지만 딱딱하지 않고 휴머니티가 전반에 흐른다. 사람 냄새가 난다.

각설하고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자.

지난 대선 때 검사 출신으로 법을 강조하며 등장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이후 현 정부 주요 요직에는 검찰 출신의 편중된 인사가 자리를 꿰차며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검찰공화국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 시작하는 대통령인 만큼 마음 맞는 인사끼리 손발을 맞춰 국정을 잘 이끌어 갈 수도 있다”라는 의미로 어느 정도 수용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향 인사가 아닌 방현령의 지모와 두여회의 결단력을 말하는 ‘방모두단(房謀杜斷)’의 다채로운 ‘인재풀’이 아쉽기는 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친인척 채용 및 지인 자녀 대통령실 입성 등 이른바 ‘사적 채용’ 논란이 확대됐다. 이에 대해선 도가 지나치다는 여론이 높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7월 22~23일 이틀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실의 여권 핵심부 지인 자녀 채용, 이른바 ‘사적 인연’ 채용 논란에 대해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 68.1%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중앙선관위 제공 안심번호 무선 자동응답방식 10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6.7%다.

이처럼 반발이 거센데 정부·여권에서는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사적 인연으로 채용됐다 해도 공정 과정과 적법 절차를 밟았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개운치 않다. 국민 눈높이와는 동떨어져 있다. 국민정서상 용납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는 엄마찬스·아빠찬스·친인척 및 지인찬스에 분노한다. 이는 절대다수 일반 취준생과 그 가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다. 특채는 특별채용이지 특혜채용이 아니다. 일반인들에게는 감히 잡을 수 없는 동아줄이다.

비정상적이고 특권층이 공공연하게 벌이고 있는 불공정행위를 막아달라고 공정과 상식을 부르짖는 현 정부를 택한 것이다. 연좌제니 뭐니 하면서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하며 외려 호통을 쳐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법으로만 따져서는 안 될 일이다. 국민 다수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많이 부족해 보인다. 전 국민에 대한 휴머니티는 없고 가까운 지인(주변인) 냄새만 난다.

국민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최근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긍정이 30%대, 부정 60%대로 집계되고 있다. 지지율에 일비일희하지 않고 뚝심 있고 의연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민심에 바짝 귀를 기울여야 하겠다.

국민이 선출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윤정권이 성공해야 국민들도 성공한다. 아직 임기 초기다. 앞으로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구현해주길 바라는 기대는 유효하다. 앞서 비교 대상인 문정부는 과거다. 국정수행 평가에 있어서 경쟁상대는 과거의 문정부가 아니라 현 정부인 윤정부 스스로다.

아울러 정부는 과거지향적 네거티브가 아닌 미래지향적 포지티브로 변모해야 한다. 이기기 위한 선거 전략상 갈라치기 모드가 작동할 순 있겠지만 이후에는 국민 대통합이란 명제의 제스처가 나와야 한다.

응당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는 ‘국민화합’이란 용어는 실종됐다. 지지하지 않는 모든 이를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화합과 통합이라는 대명제를 전면으로 부정한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모두가 우리 국민으로 끌어안고 포용하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특정 반대세력과 적대감을 유지하며 공방을 벌이는데 포인트를 맞출 게 아니라, 목전에 들이닥친 민생과 현안문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제정세가 불안정하고 국민들은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내 나라 내 정부다. 민생안정, 최우선 순위로 다뤄져야 한다. 그 믿음에 부합해 주길 바란다.

국민들은 변명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실행과 결과. 그리고 그 진행 과정의 공정과 상식을 원한다. 이는 현 정부의 캐치프레이즈로 지상과제다. 다시 한번 곱씹어봐야 한다.

강조하건데 딱딱한 법이 만사가 아니다. 이미 벌어진 결과에 대한 아전인수격 해석만이 능사가 아니란 얘기다. 정치(政治)를 해야 한다. 즉,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과정, 그 정치에 몰두해야 한다. 특히, 국정운영은 상명하복이 아니라 설명하고 설득하고 이해해야 한다. 소통이 없으면 공감이 없다. 공감이 없으면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자명하다.

“저 아기를 둘로 갈라 나누도록 하라”

이는 익히 알려진 ‘솔로몬의 지혜’이다. 팽팽한 양측의 주장을 충분히 듣고 누가 진짜 아기의 엄마인지를 찾아주려는 깊은 고민 끝에 나온 명판결로 회자된다.

‘솔로몬의 지혜’ 배경에는 일단 양쪽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했다는 데에도 방점이 찍힌다. 현 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편중·편향되지 않는 각양각색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심모원려(深謀遠慮; 깊이 고려하고 멀리까지 내다보는 생각)의 자세로 국정을 이끌어나가는 진정성이 보일 때 국민들은 반드시 알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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