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에서 지난 5월 20일 학술총서 '하영삼 교수의 완역설문해자' 5책(크라운판, 5188쪽)을 출간했다.
'설문해자'는 A.D.100년에 완성된 허신의 저작으로 총 9833자를 수록해, 개별 한자의 어원과 원래 의미를 파헤친 인류 최초의 한자어원사전이다. 이 책에서 한자학의 이론적 체계가 처음 시작됐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부수'라는 개념도 이 책에서 처음 창안됐고, 육서라 불리는 상형, 지사, 회의, 형성, 전주, 가차도 이 책에서 처음 정의됐다.
하영삼 교수는 "한자를 통해 중국인들의 인식세계를 볼 수 있다. '설문해자'의 해설이 한나라 때의 것이지만, 이 해설은 먼 옛날 문자가 없던 시절의 원시 사유를 문자 형식으로 반영한 것이고, 또 그에 대한 해설을 덧붙인 것이며, 이를 통해 각종 어휘는 물론 철학문헌과 문학작품 등으로 그 문화적 상징을 무한히 확정해 나갔고, 그것이 지금의 중국 문명이 됐다. 중국문명의 근원적, 체계적 이해에 한자의 어원 해석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특히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한자 사용 역사가 가장 길고 활발했던 우리 문명의 이해에도 한자의 이해는 절대적이다"며 이 책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완역본의 특징으로는 첫 번째, 수록 글자 수를 기존의 9353자에서 9833자로 확장시켰다. 당나라 이후 다양한 판본에서 확인된 480자를 추가했고, 따로 표시해 뒀다. 두 번째, 중요 글자에 대해 새로 출토된 갑골문, 금문 자료 등 실물자형과 이에 근거한 새로운 어원 해설을 저자의 '한자어원사전'을 활용해 제공해, '설문해자'의 오류와 한계는 물론 최신 어원 해설을 대조할 수 있게 했다. 세 번째, 총 3760개의 풍부한 주석을 첨부해 1900년 전에 만들어진 '설문해자'의 해설을 보충함은 물론 해설의 의미를 더 깊게 이해하도록 했다. 네 번째, 검색의 편의를 위해 3종의 색인(한글 독음, 부수, 총 획수)을 제공했다.
한편, 이 책을 번역한 하영삼 교수는 경성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한국한자연구소 소장,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단 단장, 세계한자학회(WACCS) 상임이사로 있으며 '한자어원사전', '100개 한자로 읽는 중국문화', '한자와 에크리튀르' 등을 저서를 가지고 있고, '갑골문고급자전', '유래를 품은 한자'(허진웅, 5책, 공역), '중국 청동기 시대'(장광직), '허신과 설문해자'(요효수), '갑골학 일백 년'(왕우신 등) 등을 공동 주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