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군 운문사 매표소 입구. (사진=신규성 기자)

경북 청도군이 운문사 내 군비를 투입해 체육시설 및 둘레길을 조성해 주고도 정작 일반시민들은 운문사에서 징수하는 입장료를 내고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청도군은 지난 2019년 총사업비 7억원(국비3.5, 도비 1.05, 군비 2.45)을 들여 청도군 운문사 매표소에서 사리암 주차장까지 2.2km 구간에 체육시설 및 둘레길을 조성했다.

당시 일반시민을 위한 체육시설을 운문사 불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라는 논란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군은 운문사 부지 내에 체육시설을 강행했다.

‘운문사’가 위치한 청도군 운문면 호거산 일대 임야 등은 운문사 소유의 사찰림으로 이뤄져 엄격히 구분하자면 사유지다.

문제는 청도군이 운문사 일대를 ‘군립공원’으로 지정하고 군민과 관광객들이 체육시설 및 둘레길을 이용하려면 운문사 측에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체육시설 둘레길을 조성해 줬다는 점이다.

방문객 A씨는 “산책하러 왔는데 둘레길을 이용하려면 입장료를 내고 이용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도대체 청도군은 군비를 누구를 위해 사용했는지 묻고싶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본사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K씨는 “‘운문사’측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며 “다만 문화재와 관련 없는 솔밭 둘레길 및 청도군에서 설치한 체육시설은 이용할 수 있도록 운문사 주차장 부근에서 입장료를 징수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청도군 관계자는 “몇십 년 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군민과 관광객들의 민원이 있으니 이에 대해 운문사 측과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운문사 측에 해명을 위한 취재를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운문사(雲門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 말사로 비구니 사찰로 유명하다. 통일신라이전인 신라 시대에 창건된 우리나라의 오래된 불교 사찰 중 하나로 1277년 일연 스님이 주지로 머물면서 이곳에서 삼국유사의 집필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