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2.01.28 11:13:32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추진하는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 개발 사업은 일부 언론에서 언급하듯이 "서울 노원의 천지개벽" 사업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을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키는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갖고 있다. 총 7만 5000평을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 부지로 사용하기 위해, 노원구의 2만평 규모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의정부시 장암동으로 이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2021년 12월 22일 안병용 의정부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서울시청에서 만나 협약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협약이 성사되기 3개월 전인 2021년 9월 27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SNS사건으로 인해 이 협약 진행이 불발될 뻔 했다. 이를 해결한 것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전화 2통이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CNB뉴스는 그 내막을 보도하기 위해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공식적인 발언과 제시된 증거들에 기초해 그 내막을 재구성 했다.
2021년 9월 27일, 오세훈 시장의 SNS가 "불똥"
갑자기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협약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작년 9월 27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SNS 사건 이후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SNS를 통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부동산 문제로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세훈 시장이 대장동 사업을 비판하는 와중에 "특혜와 의혹"을 언급하면서, '의정부시 도시개발사업'을 예로 든 것이 화근이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완강했다. "사실을 밝히든지 아니면 오세훈 시장이 직접 사과하라"며 불쾌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개인이 아닌 의정부시장으로서, 의정부시민의 자존심"을 언급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당시 서울시 사업 관련 본부장 등이 사과를 하겠다고 했지만,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사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세훈 시장의 입장은 '당시 정치적으로 민감할 때이니 사과할 수 없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 노원구의 '천지개벽'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 사업이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이재명 후보의 전화 2통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갈등으로 다급해진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났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이후 노원 지역구의 우원식 국회의원, 김성환 국회의원, 고용진 국회의원 그리고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총동원 돼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결국 이들이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까지 벌어졌고, 당시 이재명 도지사가 안병용 시장에게 문제 해결을 위해 전화했지만 안 시장은 '꼭 사과를 받겠다'는 의지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동일한 과정을 한번 더 거치면서 당시 이재명 도지사가 안병용 시장에게 2번째 전화를 했다.
이재명 도지사의 통화 내용은 "싸움은 내가 할테니, 이 (서울시와 의정부시 상생발전) 문제를 정쟁으로 삼지 말라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서울시, 노원구와 상생발전 협약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취지였다. 9월 27일 시작된 안병용 시장의 약 1달 반 가량의 완강했던 기세는 이로써 일단락 됐고, 지난 2021년 12월 22일 의정부시, 서울시, 노원구는 '동반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지원에 관한 협약'을 맺기에 이르렀다.
안병용 시장, 오세훈 시장이 보낸 서한문 공개
이러한 '도봉면허시험장 의정부시 장암동 이전 협약'의 내막은 안병용 시장이 장장 8시간 동안 의정부시 4개 권역 전체를 돌면서 시민들과 만나 업무보고 하는 자리에서 모두 공개됐다.
안병용 시장은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협약을 요청하는 오세훈 시장의 완곡한 장문의 서신, 그리고 우원식 국회의원, 김성환 국회의원, 고용진 국회의원, 오승록 노원구청장의 간절한 서한문도 모두 공개했다.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을 위한 노력의 과정들이 담긴 서한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한문을 통해 "시장님께서는 대학교수로서 많은 학문적인 성과를 이루셨고, 최초의 3선 의정부시장을 역임하시면서, 행정에도 정통하시다고 들었습니다. 국가기관의 이전의 어려운 과정과 서울시가 처한 고민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라며 "시장님의 결단과 대의를 훼손하는 일이 없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서울시의 사업추진 의향과 의정부시에 대한 지원 의지를 믿어주십시오. 서울시와 의정부시가 한마음 한 뜻으로 마지막 남은 걸림돌을 제거하여 함께 헤쳐 나갈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라고 언급했다.
8시간 동안 의정부시민과 대화한 안병용 시장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의 미래 비전과 현재 이득
CRC 등 스마트 물류센터 조성 이유 밝혀
한편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4개 권역으로 나눠진 의정부시 전체를 돌며 2시간씩 4일간 총 8시간 이상을 시민들과 대화하면서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점에 대해 답하고, 사업들의 비전을 밝히고, 추진 과정의 내막들을 자세히 공개했다.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과 관련해서는 '미래 비전'과 '현재 이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미래 비전'은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이 이전돼 GB해제가 되고, 이 부지와 붙어있는 장암차량기지가 10년 내로 이전하게 되면, 12만평의 넓은 부지를 서울시 노원구처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서울시와 노원구가 35년을 기다려 현재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창동차량기지와 도봉운전면서시험장이라는 공공시설 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처럼 의정부시 장암동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LH공공개발로는 생각할 수 없는 비전이라는 것이다.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을 통한 의정부시의 '현재 이득'은 서울시와 노원구로부터 받기로 협약한 500억원이고, 자동차면허시험장과 7만 5000평 노원구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다.
또한 안병용 시장은 시민들에게 미군반환공여지인 CRC와 캠프 스텐리 부지 일부에 조성되는 스마트 E커머스 물류센터 조성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안병용 시장은 "내용은 국가가 기반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8가지 한국형 뉴딜사업 중 하나로서 구리, 화성, 의정부 등 3곳에 이커머스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의정부시가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진행하는 것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따라서 이 사업을 두고 안병용 시장이 업자와 결탁해서 사업을 진행한다는 등 여러 비방들은 사실과 전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 시장은 정치적 대척 관계에 있는 이 지역 야당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비방하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되나, 지역 민주당 정치인들까지 나서서 이러한 사업들을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CNB뉴스= 경기 의정부/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