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1.06.21 10:26:36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반이재명계 소속 의원 66명의 '대선 경선 연기 요구' 연판장이 당 지도부에 제출된 가운데,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회는 이 사안을 22일 의원총회에 부치기로 했다.
앞서 송 대표는 20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의원총회 없이 ‘경선 연기 불가’ 입장을 확정하려 했으나, 일부 최고위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의총을 열기로 한 것이다.
송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주자들에게 “경선 연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60명이 넘는 의원들이 의총 소집을 요구한 만큼 일단 의견 수렴을 더 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8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일부는 특정 캠프에 몸담고 있어 캠프 입장을 강력 대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9명 가운데 이낙연, 정세균, 이광재, 최문순, 양승조, 김두관 후보는 경선 연기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이재명, 박용진, 추미애 후보는 반대하고 있다.
송 대표는 주말에 9명의 주자들과 일일이 접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 “22일 오전 의원총회를 개최해 경선일정 관련해 의원들의 얘기를 충분히 듣기로 했다”며 “그러나 경선 일정 결정은 의총의 권한이 아니기 때문에서 의원들의 표결까지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의총에서 논의된 것을 중심으로 최고위에서 다시 경선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총을 통해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한 뒤 당 지도부가 결론을 내린다는 얘기다.
이재명계는 오는 9월에 조속히 대선후보를 확정, 모든 체계를 ‘대선후보 중심’으로 재편해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 내년도 예산 편성 등을 통해 대선후보의 ‘색깔’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 내년 대선에서 여권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반이재명계는 오는 10월께 코로나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고, 그러면 러시아 백신 도입 등을 제기해온 이 지사에 대한 반격의 기회가 생길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 집단면역’에 기대어 반전을 도모하겠다는 것.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경선 일정이 1~2개월 정도 미뤄져야 한다.
송 대표는 22일 의총 후 ‘경선 연기 불가’를 관철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처럼 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간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이라 최악의 경우 민주당 ‘내전’이 본격적으로 불붙을 수도 있다.
한편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5선의 이상민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설치의 건을 의결했으며, 아울러 대선경선기획단 공동단장에 충남 출신 재선의 강훈식 의원, 총괄간사 겸 경선기획분과장에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을 각각 내정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