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곤기자 |
2021.06.17 14:28:00
코로나19 발생을 계기로 말산업 명운이 갈렸다. 코로나19 이전까지 말산업 규모는 3조 4000억 원에 이르렀지만 지난해부터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말산업은 1차 산업인 경주마 생산에서부터 3차 산업인 마권발매서비스업까지 경마시행이 중추가 되는 산업이다.
그러나, 올해 경마 매출은 평년 대비 5%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현장에서의 마권발매만 가능해 관중 입장이 제한된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경마 매출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호주, 프랑스, 일본 등 말산업 강대국이 온‧오프라인 마권 발매에 힘입어 말산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것과는 대조된다.
우리나라 말산업은 그야말로 완전히 쑥대밭이 됐다. 국내 경주마 생산농가는 연평균 1400두의 말을 생산하고 경매시장에 700여 두를 내보낸다. 경매 낙찰가는 곧 경주마 생산농가의 매출액이자 생계원이다.
지난 2019년까지 경주마 낙찰률은 30%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23%로 뚝 떨어졌고 올해는 23%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경마의 중단, 매출 없는 경마라는 비정상적인 경마 시행이 경주마 소비 심리를 얼어붙게 한 것이다.
경주마 생산에서부터 얼어붙으니 경주마 조련, 축산분뇨처리사업 등의 2차 산업과 말 운송업, 의료행위, 경주마 보험 등 3차 산업까지 경색됐다.
한국마사회가 무상교배 확대, 외산마 수입제한 등의 정책을 추진하여 국산 경주마 수요를 진작하고 경매시장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경마가 정상적으로 시행되지 않으면 ‘언 발에 오줌 누기’와 다름없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미주 대륙의 각 국가는 온라인 발매를 기반으로 무관중 경마든, 일부 유관중 경마든 정상적으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종교적 이유로 온라인 발매를 허용하지 않는 이슬람 국가를 제외한다면 온라인 발매가 당연하기 때문이다. 국제경마연맹에 등록된 경마국가 중 실질적으로 온라인 발매를 시행하지 않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오는 22일 내륙 국내산마 경매를 앞둔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권광세 회장은 “온라인 마권발매는 당장의 말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의 말산업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온라인 마권발매는 현장 발매가 전제하는 다중운집의 위험 등 외부 리스크에 구애받지 않고 말산업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