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 삼학도 일대에 추진되고 있는 5성급 호텔 건립을 두고 전.현직 시장이 찬반으로 나뉘어지면서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6월 1년여를 남긴 시장 선거전이 벌써부터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목포시 "호텔은 섬 엑스포 유치 필수요건"
호텔을 새로 지으려는 이유는 전남도청사가 목포권에 있음에도 컨벤션센터가 없어 여수로 전남도 주관 행사 등 대형 행사가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시의 경우 4성급호텔 7개와 대형 컨벤션센터가 있는 반면 지난해 대한민국 4대 관광도시로 지정된 목포의 경우 3성급 관광호텔 3개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4대 관광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 5성급 이상의 호텔이 필요하다는 시민여론이 거세다. 이와 함께 각종행사 유치를 위해선 대형 컨벤션센터 유치도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기에다 목포시는 오는 2028년 섬엑스포유치를 위해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섬 엑스포 유치를 위해선 5성급이상 호텔과 컨벤션센터가 필수여건이라는 게 건립을 주장하는 이유다.
전임시장 "시민 정서에 반하는 결정"
하지만 호텔 건립이 20여년이 넘도록 추진하고 있는 삼학도복원화사업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박 전 시장은 지난 4일 삼학도 중앙공원 야외무대에서 ‘삼학도 특급 호텔 유치 추진’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시장은 입장문에서 ▲충분한 시민 의견수렴 과정이 빠진 졸속 결정 ▲1400억원이 투입된 삼학도 복원화 사업과 정면 배치 ▲바다 매립은 해양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는 위험한 발상 ▲시민 정서와 어울리지 않는 결정이라며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다른 부지를 선택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시장은 삼학도 대신 ▲‘해변 맛길 30리길’루트의 구상 지역이고 해양수산부 부지인 약 38만㎡ 면적의 인근 남항 ▲오랜 기간 유원지로 돼 있는 약 40만㎡ 면적의 북항유원지 ▲민간사업자가 개발중에 있는 약 30만㎡ 면적의 장좌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급해진 전임시장, 시민단체 부추겼나
이처럼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 전 시장이 반대여론을 형성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부상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CNB뉴스 기자에게 “박 전 시장이 최근 전화를 걸어와 왜 호텔 건립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관계자는 “삼학도복원화를 운운하는 박 전 시장의 의미는 이해하나, 본인이 시장재임 시절 추진한 유달산 해상케이블카의 경우 일부 환경훼손이 됐는데 정작 섬 엑스포 유치를 위한 기반조성으로 호텔과 컨벤션센터 유치를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박 전시장의 내로남불 전략이 과연 시민들의 공감대를 얼마나 이끌어낼지 의문이지만 지역발전을 조금이나마 걱정한다면 선거보다는 정책으로 승부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시장 측 관계자는 “그동안 이 시민단체가 삼학도의 개발에 반대 입장을 펴왔기 때문에 호텔 유치 추진이 그동안의 단체 주장과 다르다고 판단해 물어본 것이며 (반대를) 부추긴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998년 결성된 이후 삼학도복원화에 앞장서온 '삼학도 보전회'는 지난 3일 “삼학도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은 있을 수 있으나 정치‧정략적 접근은 안되고, 삼학도 사업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민자 유치를 통해서라도 체류형 관광지로 변모하고 하루빨리 전체 준공이 되어 목포의 랜드마크로 거듭나 목포 관광의 구심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CNB=전남 목포/이규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