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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롯데·현대백화점…‘녹색 쇼핑’ 승부수 띄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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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1.04.12 09:46:25

생명·위로·평안…쇼핑공간의 변신
수려한 정원에서 차 마시며 웰빙
집객 효과 커져 매출에도 긍정적

 

(위에서부터)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입점한 카페 ‘웁스 어 데이지(Oops-A-Daisy)’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꽃과 식물들, 실내 모습, 출구에 전시된 꽃과 식물들. (사진=전제형 기자)

 

요즘 백화점에는 수천 가지 제품에 더해 꽃과 식물도 있다. 롯데, 현대백화점 등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심신이 지친 고객들을 위로하기 위해 조성한 녹색공간이다. 타마린드, 개나리자스민, 오렌지자스민 등 다양한 식물들이 방문객의 발길을 멈춰 세운다. 소비와 힐링은 공존 가능할까? CNB가 직접 찾아가 봤다. (CNB=전제형 기자)




#1. 지난 7일 오전 11시 롯데백화점 노원점. 후문에 위치한 가드닝 카페 ‘웁스 어 데이지(Oops-A-Daisy)’에 들어서자 입구부터 타마린드, 개나리자스민, 아스파라거스, 국화, 아이비, 왁스플라워, 준세아 등 갖가지 꽃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었다. 화분에 관심 많은 이들을 위한 별도의 화분 전시 및 판매 공간도 존재했다. 몇 그루의 큰 식물들이 비치됐고, 야외에도 조경이 조성됐다. 카페 한가운데에는 잔디로 만든 테이블이 자리 잡았다. 생화 속에는 3개의 접시들이 놓여져 있었는데 커피, 에이드 등 음료를 그 위에 올려두고 여유를 누리는 사람이 많았다.

#2. 같은 날 오후 3시 현대백화점 목동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7층에 다다랐을 때 시야가 탁 트이는 풍경과 마주했다. 이곳은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22일 2628㎡(약 800평) 규모의 실내 정원으로 꾸민 ‘글라스 하우스(Glass Haus)’다. 15그루의 나무와 오렌지자스민, 홍가시, 만리향, 미니홍콩야자, 청나래고사리 등 30여 종의 자생식물이 곳곳에 파여진 홀과 바닥 위에 놓여 있었다. 쇼핑을 위해 백화점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가장자리에 대리석으로 마련된 벤치와 테이블에서 커피 등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야외에도 실외 정원을 기점으로 테라스들이 곳곳에 마련됐다. 이곳을 거니는 행렬 위로 햇볕이 내리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2일 ‘더현대 서울’의 ‘사운즈 포레스트’에 이어 목동점에도 자연친화경 공간 ‘글라스 하우스(Glass Haus)’를 선보였다. (위에서부터) 글라스 하우스 전경, 담소를 나누고 있는 고객들의 모습, 글라스 하우스 야외 전경. (사진=전제형 기자)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CNB에 “그동안 백화점 내부에는 고객들이 마땅히 쉴 공간이 없다시피했다”며 “하지만 ‘글라스 하우스’와 같은 실내 정원이 들어서며 쇼핑을 하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장소가 생겨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뜰이 생겨난 점포는 이곳들뿐만이 아니다. 롯데백화점 안산점과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에도 조경시설이 들어섰다.

롯데백화점 안산점은 지난 2일 정원과 카페가 결합된 ’Oops-A-Daisy by 소공원(소공원)‘을 5층 옥상 공간에 도입했다. 소공원은 야외 테라스에 생화를 활용한 조경과 다양한 식물을 전시한 정원식 카페다. 160평 규모의 테라스를 활용해 도심 속에서 여유와 편한함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며, 안산 지역 내 명소화를 위해 특화된 자작나무 숲길도 조성됐다. 노원점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스페셜티(Tea)와 함께 영국식 스콘과 케이크를 판매하며 꽃과 식물, 음료가 함께 구성된 패키지 메뉴도 선보인다.

 

(위에서부터) 지난 3일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안산점 신관 5층 ‘웁스 어 데이지(Oops-A-Daisy) by 소공원’을 찾은 고객들이 매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더현대 서울의 사운즈 포레스트 전경. (사진=각 사)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지난 2월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를 건물 5층에 들였다. 1240㎡(약 1000평) 규모의 부지에는 천연 잔디에 30여 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꽃들이 들어섰다. 사운즈 포레스트를 기준으로 5층과 6층에 문화예술과 여가생활, 식사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컬쳐 테마파크’가 조성됐다. 특히 6층에는 200여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 ‘알트원(ALT.1)’과 차세대 문화센터 ‘CH 1985(Culture House 1985)’가 마련됐다.

 


‘녹색 영토’ 어디까지 넓혀질까



이처럼 대형 백화점들이 녹색 쇼핑공간 조성에 힘쓰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면 ‘집객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웁스 어 데이지 측은 “백화점 후문 쪽에 카페를 위치시키고 매장 입구에 갖가지 식물들을 세워 놓으면서 이를 궁금해한 나머지 서서 구경하는 고객들이 상당하다”며 “자연스럽게 매장 제품 판매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고객들의 일상을 위로하고, 멀리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주려는 목적도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코로나 시대에 맞춰 조경시설 도입을 통해 고객에게 삶의 휴식과 힐링을 제공하기 위해 실내 정원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과 고객 반응으로 인해 백화점 내 녹색 공간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CNB에 “백화점을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포지셔닝 하기 위해 플렌테리어(플랜트+인테리어)와 그리너리(식물성 장식물)로 편안함과 힐링을 제안할 계획”이라며 “그린(Green) 소재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 및 콘텐츠를 개발해 고객이 지속적으로 찾아오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측도 “앞으로도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전국 각 점포별로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를 적용한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NB=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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