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신설 승인 급증
규제 없고, 수익성 높아 ‘인기’
건설사들, 브랜드 마케팅 집중
지역 랜드마크로 ‘완판’ 노려
과거 ‘아파트형 공장’이라 불리던 다층형 집합건축물 ‘지식산업센터’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파트, 오피스텔에 비해 규제가 적은 반면 기업들이 주로 임차인이어서 임대료 수입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과거엔 지방건설사나 중견건설사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엔 여러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투어 지식산업센터 시공과 분양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건설사 브랜드를 내세운 지식산업센터까지 생겨나고 있다. (CNB=정의식 기자)
2020년 한 해 신설 승인만 77건
아파트, 오피스텔에 이어 ‘지식산업센터’가 부동산 투자자들과 건설사들의 주력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란 동일 건축물에 제조업, 지식산업 및 정보통신산업을 영위하는 자와 지원시설(최소 6개 업체 이상)이 복합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다층형(3층이상) 집합건축물을 지칭한다.
2008년까지는 이른바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렸지만, 2009년 법률이 개정되며 ‘지식산업센터’라는 이름이 자리를 잡게 됐다. 일반적인 오피스(사무실) 빌딩과의 차이점은 내부에 생산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22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전국 지식산업센터 신설 승인 건수는 77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까지만 해도 신설 승인은 10건대에 그쳤고, 2019년에도 44건에 머물렀는데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것.
이렇게 지식산업센터의 인기가 급등한 건 정부의 주택 규제와 사상 최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부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에 몰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하나는 투자자와 입주기업에 제공되는 대출 및 세제 혜택이다. 지식산업센터 투자자는 분양가와 매매가의 70%, 법인은 최대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전매가 가능하고 공실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적다. 또,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에게는 취득세 50%, 재산세 37.5% 감면 혜택이 제공된다.
입지만으론 부족…‘브랜드’ 강조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들도 지식산업센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 아파트나 토목공사에 집중하던 대형 건설사들이 이 분야에 진입한 건 국내 주택·건설 경기가 부진해 새로운 사업 영역과 수익 모델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아예 건설사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지식산업센터도 나오고 있다. 신설되는 지식산업센터가 많다보니 그간 중시됐던 입지적 장점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고, 이에 대기업 브랜드가 갖는 높은 신뢰도와 기술력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채택하게 된 것.
대표적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문정역 테라타워’를 비롯해 이어 선보인 ‘송파 테라타워2’,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가산 테라타워’, 경기 용인 ‘기흥 테라타워’, 다산 진건지구 ‘한강 DIMC 테라타워’ 등 다수의 지식산업센터를 ‘테라타워’로 명명해 잇따라 선보였다. 이 중 ‘문정역 테라타워’의 경우 지식산업센터에서는 드물게 1억원 넘는 프리미엄을 형성해 화제를 모았다.
광교신도시 도시지원시설 13-4-2,3블록에 들어서는 ‘광교 Q캠퍼스’의 경우 아예 명칭을 ‘광교 플렉스 데시앙’으로 바꾸고 완판을 노리고 있다. 시공사인 태영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을 명칭에 도입한 것. 이 단지는 업무와 주거 기능이 복합된 ‘라이브 오피스’를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무실 공간 외에 화장실, 복층 공간 등이 조성돼 1인 기업에 적합한 소규모 특화 오피스 상품이다.
현대·GS·SK·한화건설 “특화설계로 승부”
이 외에도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등 여러 건설사들이 지식산업센터 분야에 진출해 있다. 이들은 최적의 업무환경을 위한 특화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난달부터 분양 중인 ‘현대 그리너리 캠퍼스 별가람역’은 지하 2층~지상 15층 연면적 7만9,494㎡ 규모로 남양주 별내신도시 도시지원시설용지 15블록에 들어선다. 타입별로 G-Office(섹션오피스), G-Works(제조형), G-Avenue(상업시설)로 구성됐는데 각기 차별화된 특화설계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제조형지식산업센터(G-Works)에는 물류 차량이 지하 및 지상까지 편리하게 진출입이 가능한 드라이브인 시스템이 적용되며, 각 호실 앞까지 도달할 수 있는 도어투도어 파킹도 도입돼 상·하역비를 절약할 수 있다. 오피스형 지식산업센터(G-Office)에는 더블 로프트인(다락) 설계가 적용돼 폭넓은 공간활용성이 제공된다.
GS건설의 자회사 자이에스앤디는 지난달 22일부터 첫 지식산업센터 ‘양평자이비즈타워’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부지에서 분양 중이다. 영등포구 일대는 지식산업센터와 공장 밀집 지역으로, 회사 측은 입주기업과 근로자들을 위해 최적의 업무환경을 조성해 신개념 도시형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할 계획이다.
SK건설도 지난 2월부터 안양시 금정구에서 ‘금정역2차 SK V1 tower 지식산업센터’를 분양 중이다. 입주기업들의 편의를 위한 특화설계가 적용된 것이 강점으로,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상 1~6층 저층부에는 제조업 특화 작업지원 시설과 창고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드라이브인 설계가 적용됐으며, 근로자의 휴식을 위한 휴게공간도 곳곳에 배치됐다.
한화건설이 시공을 맡아 조만간 분양이 시작되는 지식산업센터 ‘GL 메트로시티 향동’도 특화설계가 강점이다. 이 센터는 고양시 향동지구 도시지원시설용지 5블록에 지하 4층~지상 12층, 연면적 19만4507㎡ 규모로 조성되며, 더블Z 드라이브인 시스템, 전호실 도어 투 도어 시스템 등 물류 편의성을 제공하는 기업 친화적 내부 특화 설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CNB에 “대형 건설사들이 짓는 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못지않은 다양한 특화시설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준공 후 사후관리 등 체계적인 서비스까지 더해져 입주와 동시에 지역 내 랜드마크 건물로 자리잡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