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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문학⑥] 넥슨의 유저 공략법…‘판타지 소설’의 화려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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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0.11.25 11:20:40

룬의 아이들’→‘테일즈 위버’ 탄생
시리즈 나올 때마다 게임 업데이트
판타지 세계, 젊은유저 상상력 자극

 

 

넥슨이 게임 ‘테일즈 위버 M’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게임은 전민희 소설가의 판타지 ‘룬의 아이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임이라는 측면에서 눈길을 잡는다. 작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팬 사인회를 하는 전민희 소설가(왼쪽), 지하철 광화문역에 있었던 ‘룬의 아이들: 블러디드’ 광고판 모습. (사진=손정호 기자)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집콕’이 대세가 된 요즘, 문학은 메마른 삶에 위로가 된다. 이에 CNB가 ‘문학’을 ‘경영’에 담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편은 판타지 소설로 게임을 만드는 넥슨이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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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는, 이 땅에 단 한 명의 마법사만이 살았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바다 밑에 살고 있었지.” (‘룬의 아이들 : 블러디드’ 중에서)

전민희 작가의 판타지소설 ‘룬의 아이들 : 블러디드’ 1권의 첫 문장이다. 넥슨의 게임 ‘테일즈 위버’의 원작소설이다.

넥슨은 현재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테일즈 위버 M’을 개발 중이다. 작년 기자간담회인 ‘스페셜 데이’에서 차기작들 중 하나로 살짝 공개했다.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인 ‘테일즈 위버’는 전 작가의 새로운 작품이 발표될 때마다 업데이트 된다. 최근에는 ‘룬의 아이들’ 3부인 ‘블러디드(Blooded)’에 등장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에피소드인 ‘변주(變奏)’ 챕터1을 추가했다.

이전 에피소드에 흩어져 있던 캐릭터들이 연이은 사건으로 ‘사과의 섬’에 모이는 내용이다. 이 섬에 들어갈 수 있는 던전(dungeon, 몬스터들이 모여 있는 소굴을 의미함)인 ‘머큐리얼 케이브’도 추가했는데, 이는 소설 속에서 미지의 존재인 프시키와 전투를 벌이는 해저동굴이다.

넥슨 관계자는 CNB에 “‘테일즈 위버’는 ‘룬의 아이들’의 독창적이고 방대한 세계관을 활용한 게임”이라며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전 소설가와 협업해 업데이트 하고 있다”고 말했다.

‘룬의 아이들’은 어떤 소설일까. 이 작품은 문학동네의 장르문학 전문 브랜드인 엘릭시르에서 출판을 맡았다. ‘윈터러(Winterer)’ ‘데모닉(Demonic)’ ‘블러디드’ 3부로 이뤄져 있다. 2001년부터 순차적으로 1부(7권), 2부(9권), 3부(3권)로 독자들을 만났다.

이 시리즈는 종이책과 함께, 카카오페이지에 웹소설 형태로도 공개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에도 번역 출판됐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아시아권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총 3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이 작품은 고대의 왕국이 아무도 모르는 이유로 멸망해 ‘필멸의 땅’이라 불리는 황무지로 변한 이후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필멸의 땅’이 만들어진지 1000년 후에 여러 나라들이 생기면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의 첫 부분에는 ‘필멸의 땅’ 지도가 있다. 두르넨사, 레코르다블, 루그란, 산스루리아, 아노마라드, 오를란느공국 등이 있다. 완전히 새로운 환상 속의 대륙과 국가들의 이야기를 그리지만, 각 나라의 이름과 세계관이 확고한 상태에서 출발한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얘기이다.

한 소설가는 CNB에 “세계관과 등장인물의 토대가 되는 원작소설의 스토리가 좋아야 게임도 훌륭한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일즈 위버’의 원작 소설인 ‘룬의 아이들’은 총 3부로 이뤄져 있다. 원터러, 데모닉, 블러디드이다. 최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있던 ‘룬의 아이들’ 책 모습. (사진=손정호 기자)

 


‘전민희 마케팅’ 살짝 아쉬워



넥슨이 ‘룬의 아이들’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우선 전 작가가 많은 독자를 확보한 스타 소설가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는 2019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3부 ‘블러디드’의 출간을 기념해 팬 사인회를 했는데, 그의 책에 사인을 받고 싶어 하는 독자들이 500m 이상 줄을 서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더구나 판타지 소설은 게임을 많이 즐기는 2030 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판타지 작품이 게임 유저들의 상상력과 통한다는 점도 넥슨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다. 순수소설은 현실세계를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인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흥미 있는 게임 전투 씬을 만들기 어렵다. 하지만 판타지 소설은 마법사와 인간 등 다양한 종족 사이의 전투를 다루는 특성이 있어 박진감 넘치는 게임으로 만들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테일즈 위버’가 ‘룬의 아이들’을 원작으로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인기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게임 콘텐츠라는 점에 대한 홍보가 더 필요해 보인다. 작가를 직접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CNB에 “잘 알려진 소설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 출시되면 유저들로부터 관심받기 쉬운 측면이 있다”며 “특히 해외에서도 사랑받은 소설은 게임이 다른 나라에서도 흥행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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