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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서울 강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위기 청소년 지원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선지원 후행정' 모토...청소년안전망 선도사업 시범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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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강성태기자 |  2020.08.24 10:47:08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청소년 심리적외상 긴급지원단'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긴급지원단이 운영되면서 사후약방문에 그치던 지원제도가 제대로 된 기틀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학교·가정폭력, 재해·재난 등 위기 상황을 겪었으나 법률에 따른 지원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질병·부상으로 긴급 의료비 지원이 필요한 경우 ▲이밖에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선제적 지원이 이뤄진다.

 

또 각종 충격적인 사건·사고를 경험한 학생이나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심리적 외상의 예방과 치료도 지원하고 있다. 이 센터는 긴급지원단 운영 1년여 만에 1백여 명이 넘는 위기 청소년을 돌보는 성과를 냈다. 이곳을 지난 13일 CNB뉴스가 찾았다.
 

오현주(좌측 첫번째) 소장이 센터 운영에 대한 전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성태 기자)

서울 강서구 강서청소년회관 3층에 자리한 이곳은 강서구로부터 KC대학교가 위탁받아 운영되는 구립 청소년전문상담 기관이다. 만 9세부터 24세까지의 청소년들에게 심리·정서적 지원을 하고 있다.

 

주로 심리검사, 개인 상담, 매체 치료(놀이 치료), 집단상담, 예방 교육, 정서 지원 멘토링 등 지역 관계기관과의 연계를 기반으로 청소년 안전망을 구축해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한 촘촘한 심리 정서적 지원을 하고 있다. 전국 대다수 지원센터와 별반 다르지 않던 이곳이 지난 2018년 오현주 소장이 부임하면서 확 바뀌게 된다.

오 소장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외국의 속담이 센터를 운영하면서 더욱더 절감하게 됐다. 위기 청소년을 상담하다 보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환경인 가정의 문제, 학교의 문제, 또 지역 환경의 문제로 드러나게 된다. 이렇듯 현대 청소년들의 문제는 여러 측면의 문제를 갖고 있으므로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면서 사후약방문에 그치던 지원제도를 에둘러 꼬집었다.

그는 위기 청소년을 돌보면서 그동안의 지원제도가 얼마나 허점투성인지 몸소 체험하게 됐다고 했다. "부임 첫해 가정형편이 어려워 방황하는 위기 청소년을 만나게 됐어요. 스스로 강물에 몸을 던지는 등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할 만큼 문제가 심각했죠.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그는 위기 청소년이 혹시나 또다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무려 8개월을 따라다니며 돌봤다고 한다. 그런 노력이 위기 청소년에게 새로운 삶을 마련해줬다. 지금은 어엿한 사회의 일꾼으로 성장해 주위의 위기 청소년들에게 상담을 권유하기도 한다고 한다.

"긴 시간을 지켜보면서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당시의 제도 속에서는 방법이 없었죠.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도 아니고, 또 가족 중에 적지만, 일정한 수입이 있는 분도 계셔서 딱히 지원할 명분을 찾지 못했어요."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어서 여기저기 안 찾아가 본 곳이 없었지만, 제도 속 사각지대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밤낮으로 8개월을 뛰어다니다 긴급지원의 필요성을 깨닫고, 본격적인 '긴급지원단' 구성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때마침 강서구도 구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 사고, 위기 청소년들을 지원하는데 발벗고 나서면서 모든 일 처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지난해 2월 마침내 서울 최초의 긴급지원단이 발대식을 갖고, 본격 출범하게 됐다.
 

지난해 2월 선지원 후행정 지원을 모토로 출범한 강서구 청소년 심리적외상 긴급지원단 발대식 모습. (사진=강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제공)

성과는 놀라웠다. '선지원 후행정 처리'를 모토로 출범한 긴급지원단은 한해 100여 명의 위기 청소년들을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키워냈다. 강서구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청소년 심리적 외상 긴급지원단 운영 및 조례'를 만들어 서울시가 주관한 '2019년 행정 우수사례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겹경사를 누렸다. 노현송 구청장은 "성장기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심리적 지원이 필요해 긴급지원단을 구성했다. 효과적인 지원을 위한 전문 대응체계를 마련해 아동과 청소년이 추가 피해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이런 노하우를 살려 올해에는 청소년안전망 선도사업을 시범 운영하게 되면서 위기 청소년들에 대한 긴급대응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며, 자살 자해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위기 청소년들에 대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심리적 위기 상황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상담이나 예술치료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위기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실무자들에게도 실무 역량 강화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실제적 내용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심리상담지원과 함께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꿈드림도 함께 운영한다. 학교 밖 청소년은 다양한 문제로 학교를 나오게 된 청소년들을 일컫는데, 이곳에서는 자립, 학습, 급식 등 다양한 문제를 맞춤형 서비스로 지원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의 문제를 개인의 책임이 아닌 지역사회 내 돌봄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 지지체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과 강서구 청소년지도사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을 주제로 한 마라톤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난해 최우수 프로그램상을 받기도 했다.

센터의 이런 노력에 매년 100여 명의 학교 밖 청소년이 검정고시합격·대학진학·취업 등으로 사회에 진입하는 성과를 내면서 ▲2018~2019년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운영 우수기관 수상 ▲2019년 구립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학교 밖 청소년 최우수 프로그램상 수상 ▲2019년 강서경찰서·강서양천교육지원청 감사장 수여 등 각종 수상을 휩쓸었다.

오 소장은 "한 명의 위기 청소년도 놓치지 않을 겁니다. 촘촘한 심리·정서적 지원과 건강한 성장을 위한 원스탑토탈서비스를 지원해 건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센터의 노력과 함께 시민들도 학교 밖 청소년이 차별받지 않고, 당당하게 사회진입을 할 수 있도록 편견 없이 바라보고, 지지해주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사회진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CNB=강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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