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사무엘 완지루(22)가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완지루는 24일 오전 중국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올림픽주경기장인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으로 들어오는 마라톤 42.195km의 코스에서 열린 레이스에서 2시간06분32초의 올림픽신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완지루는 그동안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던 '마라톤 강국' 케냐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다.
기대를 모았던 '봉달이' 이봉주(28, 삼성전자육상단)는 메달권 진입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화창한 날씨 속에 시작된 레이스는 초반부터 우승후보들이 속도를 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5, 에티오피아)가 불참한 가운데 왕좌를 노리는 선수들은 서로를 경계하며 레이스를 펼쳐 나갔다.
레이스 초반 8명으로 좁혀진 선두권은 10km를 14분33초의 빠른 기록으로 통과하며 올림픽기록 경신을 예고했다.
새롭게 선두권을 형성한 자우아드 가립(36, 모로코), 데리바 멀가(28, 에티오피아), 완지루는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기를 이어갔다.
긴장감이 흐르던 레이스는 중반 이후 우승자의 윤곽이 드러났다. 줄곧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펼친 완지루는 35km부터 스퍼트를 시작했다.
레이스 중반에서 나오기에는 믿기 어려운 속도를 보인 완지루는 2위권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여유 있는 레이스를 펼쳤다.
궈자티위창을 가득 메운 관중들에게 손을 흔드는 여유까지 보인 완지루는 케냐의 5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레이스를 마치자 완지루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며 우승의 기쁨을 표현했다.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11위에 그쳤던 가립은 2시간07분16초로 2위를 차지했고, 막판 대표팀 동료인 멀가를 따돌린 체가에 케베데(21, 에티오피아)는 2시간10분00초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두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은 이명승(29, 삼성전자육상단)은 2시간14분37초로 18위를 기록했다. 4년 전 41위에 그쳤던 이명승은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2시간17분56초로 결승점을 통과한 '봉달이' 이봉주는 28위로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마쳤다. 이봉주는 39번째 완주로 메달 획득 실패의 아쉬움을 달랬다.
그동안 부상으로 훈련량이 부족했던 김이용(35,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시간23분57초로 50위에 그쳤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