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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개미지옥·쇼핑의 늪? 롯데백화점 ‘시시호시’ 가보니

준비기간만 10개월…의식주(衣食住) 한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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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0.05.20 09:48:45

지난달 15일 롯데백화점이 김포공항점에 94평 규모로 오픈한 시시호시 매장은 현재 SNS에서 뜨고 있는 브랜드를 주로 취급한다. (사진=선명규 기자)

“왜 들어왔더라?” 원래 찾은 목적을 깜빡했다. 옷을 보다가 와인을 만지작거리고 이내 곱다란 접시에 눈길이 닿는다. 무한 반복이다. 310㎡(94평) 규모의 공간에서 멈춤과 배회를 되풀이하다보면 어느새 시간은 훌쩍 흘러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이 김포공항점에 문을 연 의식주 편집숍 ‘시시호시’의 별칭은 개미지옥. 최근 SNS에서 ‘한번 들어가면 헤어나기 어렵다’며 입소문 타는 이곳을 찾았다. (CNB=선명규 기자)

‘쇼핑 삼매경’ 빠져 목적지 잊어
SNS선 ‘개미지옥’으로 불리기도
180개 브랜드 중 절반이 새얼굴
상품 다양해도 어수선하지 않아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만물상을 방불케 한다. 의식주(衣食住)를 상위 범주로 세간살이에 필수인 듯한 수많은 제품이 매장에 곁가지처럼 뻗어 있다. 의류며 잡화며 소품, 침구류에 전자기기 등이 잔뜩 늘어섰다. 확실한 칸막이도 없이 산재했는데, 잡다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최근 만난 서수정 시시호시 팀장에게 조화의 비결을 물었다.

“인테리어나 컬러를 구상할 때 톤앤매너(전체적인 분위기)를 우선 고려했기 때문이죠.”

다양한 상품군이 공존하기에, 자칫 어수선하게 보일 여지를 최소화 했다는 얘기다.

그의 말대로 공간은 일정한 색감이 잠식한다. 전반적으로 따스하다. 선반, 의자, 옷장 등의 집기류를 비롯해 기둥에도 일관된 황갈색 계열을 썼다. 엷거나 진한 정도의 차이만 있다. 직원들이 두르는 앞치마 역시 희갈색. 원색 없이 어느 하나 도드라지지 않는 인테리어가 제품을 돋보이게 만드는 포인트가 된다.

시시호시를 유별하게 만드는 건 여기 들어선 브랜드들이다. SNS에서 소위 ‘뜨는 이름’들이 주로 자리 잡고 있다. 전체 180여개 중 절반 이상이 이번에 백화점에 최초 입점한 ‘요즘 핫한’ 브랜드.

차별화는 상품의 ‘시시호시화(化)’에서 나온다. 원래 아이템 그대로 나오기도 했지만, 여기서만 판매하는 협업 상품이 개성을 불어넣는다. 압구정에서 이름 난 카페 ‘펠트’와 손잡고 아침, 점심, 저녁용 커피를 새롭게 구성해 선보이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자체브랜드(PB)도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건 앙증맞은 에코백. 서 팀장은 “요즘 미니백이 유행인데, 특히 여성 고객들이 주로 매는 가방 외에 세컨백 용도로 이런 작은 에코백을 많이 구매한다”고 말했다.

 

의식주 편집숍인 만큼 의류부터 소품, 먹거리 등이 망라돼 있다. (사진=선명규 기자)

시시호시가 SNS에서 ‘쇼핑의 늪’, ‘개미지옥’으로 불리는 이유는 매대를 지날수록 계속해서 나오는 독특한 아이템들 때문이다.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한지원 씨는 “원래는 마침 필요한 컵 세트만 보려고 했는데 요즘 인기 있다는 내추럴와인이 눈에 띄어 함께 샀다”고 말했다.

매장에 상주하고 있으면, 고소한 향이 계속해서 코를 자극한다. 의식주 중 ‘食’을 담당하는 ‘이성당과자점’에서 흘러나오는 빵 굽는 내음이다. 롯데백화점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이성당’과 협업해 만든 새로운 F&B 매장이다. 유구한 역사의 빵집이 디저트 카페처럼 세련된 모습으로 재탄생해 나왔다. 외관도 외관이지만 가장 색다른 것은 메뉴. 이성당을 대표하는 팥빵이 요즘 입맛에 맞게 변형되는 등 클래식에 트렌드를 입고 탄생한 빵들을 만날 수 있다.

 

롯데백화점과 ‘이성당’이 협업해 만든 ‘이성당과자점’에서는 새롭게 개발한 빵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선명규 기자)


바이어들의 발품으로 완성

롯데백화점은 시시호시를 내놓으면서 크게 두 가지에 주안점을 뒀다. 집객력 확보와 방문객의 체류 시간 늘리기다.

서 팀장은 “쇼핑을 하다가 아기자기한 빵을 구경하고, 또 먹기도 하는 등 지루하지 않게 머물도록 구성했다”며 “작은 면적에서 재미를 느끼기란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100평에 이르는 큰 매장으로 선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콘텐츠 개발이 목적인 론칭 준비에만 10개월이 걸렸다. 그 과정엔 발로 뛴 바이어들이 있었다. 인스타그램이나 플리마켓 등을 일일이 조사하고 발품 팔아 새얼굴을 발굴했다. 관건은 입점 섭외. 사업의 외연 확장에 갸웃거리는 브랜드들은 따라다니며 설득했다. 매장을 신선한 아이템들로 채운 요인이 이런 집요함에 있다.

지난달 15일 개장한 1호 매장은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실제 방문객은 물론 인스타 팔로워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 입맛에 맞는 브랜드를 찾는 일은 계속된다고 한다. 당장 오는 7월에 2호점(롯데 인천터미널점) 오픈도 예정돼 있다. 서 팀장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갈 길이 멀다”며 웃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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