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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현대차 GBC 14년史…뚝섬에서 핀 꿈, 한전 땅에서 영글다

정몽구 회장 마침내 恨풀어…A부터 Z까지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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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0.05.13 10:48:52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은 선대 때부터 세계 완성차 5위 위상에 걸맞은 신사옥을 갖는 게 숙원이었다. 신사옥 건립 추진 14년 만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첫삽을 들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숙원사업인 통합사옥(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첫삽을 뜨면서 제2도약에 나섰다. 연면적 28만여평에 높이 569m라는 엄청난 규모도 규모지만, 오는 2030년까지 연50만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 2030’의 전초기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CNB가 GBC가 착공되기까지의 여정을 돌아보고, 현대차의 앞날을 그려봤다. (CNB=도기천 기자)

수많은 고비 넘어 강남 노른자위서 첫삽
‘수소차 로드맵’ 글로벌 전초기지로 우뚝
설계부터 판매까지…한곳에서 ‘일사천리’
당장 과제는 코로나19 전쟁서 이기는 것


현대차 측은 2026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이달 중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착공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별도 행사는 열지 않는다.

GBC는 지하 7층, 지상 105층, 연면적 91만3955.78㎡, 높이 569m 규모다. 현재 국내 최고층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14m 더 높다. 업무시설, 숙박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공연장, 집회장, 전시장), 관광휴게시설, 판매시설이 포함된 대규모 복합건물이며, 고층 타워동의 104층과 105층은 전망대로 쓰일 예정이다.

GBC가 첫삽을 뜨게 되기까지는 여러 곡절이 있었다. 그간의 과정을 글로 쓴다면 책 한권으로 모자랄 판이다.

첫 단추가 처음 끼워진 건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6년, 서울 성수동 뚝섬 인근 옛 삼표레미콘 부지에 2조원을 들여 110층 높이의 건물을 짓고 그룹 소속 모든 계열사를 입주시킨다는 매머드급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당시나 지금이나 현대차의 최대숙원은 여러 곳으로 나눠진 사업부서와 계열사들을 한곳에 모아 명실공히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위상을 세우는 것. 서울 양재동 본사가 공간이 협소한데다, 건물만 우뚝 솟은 오피스 빌딩 형태라 자동차 기업의 철학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가(家)는 2000년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승계 다툼으로 현대차, 현대아산, 현대중공업,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등으로 쪼개졌는데, 고 정주영 창업주의 장남인 정몽구 회장이 현대가의 뿌리인 현대차를 맡게 되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절실했다.

그래서 무려 7년간 뚝섬 개발에 집착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2013년 ‘초고층 건축관리 기준’을 강화하면서 꿈이 수포로 돌아갔다.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 건물만 우뚝 솟은 오피스 빌딩 형태라 자동차 기업의 철학을 담지 못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사진=CNB포토뱅크)
 

마지막 고비 ‘軍과의 갈등’ 해결

현재의 예정부지는 한국전력 본사가 있던 자리다. 서울의 노른자위 교통요지인 강남구 삼성역 일대며 면적이 축구장 크기의 11배에 달할 정도로 넓다.

한전이 2014년 전남 나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부지를 매물로 내놓자, 여러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였다.

당시 입찰전(戰)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삼성이었다. 삼성그룹은 과거 삼성동 한전 부지 일대를 복합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구상한 바 있다. 삼성생명이 2011년 한전 부지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한국감정원 부지와 건물을 사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지하철 역명이 ‘삼성역’이란 점도 삼성에게는 매력 포인트였다.

조급해진 현대차는 한전 부지 감정가보다 높은 10조 5500억원을 써내 낙찰 받았다. 그러자 일부주주들은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반발했다. 정몽구 회장이 한 소액주주로부터 고발당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동안 주식을 매각했다.

건립허가도 순조롭지 않았다. 시는 현대차가 기부채납한 토지·시설 등을 시가 추진 중인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에 포함시켰는데, 그러자 강남구 주민들이 크게 반발했다. 현대차의 기부채납분은 오롯이 강남구를 위해 쓰여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여기에다 환경·교통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착공이 지연됐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시와 기부채납의 규모와 용도에 합의했고, 환경영향평가도 몇 번을 번복하며 어렵게 통과했다.

하지만 공군과의 마찰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공군은 높은 건물이 레이더 범위를 줄이는데다 레이더가 오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군과의 오랜 논의 끝에 현대차는 지난달 신형 레이더를 구매비용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새 레이더는 GBC가 건설되면서 그림자 등으로 가려진 구간을 볼 수 있도록 새롭게 설치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레이더 구매 비용뿐 아니라 설치·운영·유지·관리 비용도 부담키로 했다.

마지막 난제가 마무리됨에 따라 GBC는 첫시동을 건지 무려 14년 만에 첫삽을 들게 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통합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조감도. (서울시 제공)

 

‘한국판 뉴딜’ 전초기지로

개발 부지는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을 세우는데 손색이 없어 보인다. 서울의 노른자위인 강남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으며, 코엑스와 마주하고 있다. 여기에다 서울시는 GBC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개발 중이다. 이는 코엑스~종합운동장 일대에 국제업무·MICE·스포츠·문화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조성하는 매머드급 플랜이다. 따라서 현대차로서는 통합 네트워크 구축과 신사업 추진, 글로벌 비즈니스 측면에서 최적의 장소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GBC가 완성되면 현대차가 미래먹거리로 설정한 ‘수소차 로드맵’이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와 완성차를 설계·기획하는 개발부문, 계동과 압구정동 등으로 흩어진 영업부서가 한곳에 모이게 되므로 업무효율이 최적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2030년까지 수소차 생산 능력을 연50만대로 늘리고 5만1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FCEV(수소차) 비전 2030’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에만 총투자 규모가 20조원에 이르며, 향후 5년간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더구나 정부는 수소차를 오는 2040년 620만대 수준으로 확대하고, 20개에 불과한 국내 수소충전소도 1200개로 늘리는 ‘수소경제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5G·반도체·미래차 등 첨단산업으로 경제 대전환을 이루는 ‘한국판 뉴딜’을 국가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수소·전기차 플랜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사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는 한껏 고무된 상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은 올해 들어서만 10여차례 이상 글로벌 행사에 참석해 수소차 등 미래차의 비전을 홍보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정의선號 ‘수소차 메카’ 될까

전세계를 순회하며 ‘수소차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정의선(정몽구 회장의 장남)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GBC가 완성되면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행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CEO 총회’, 미국 워싱턴DC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전미주지사협회 동계회의’ 공식 리셉션 등 10여 차례 이상 글로벌 행사에 참석해 수소차 등 미래차의 비전을 홍보하고 있다. 주요국 정상을 비롯해 완성차업계 CEO들과도 잇따라 비공개 면담을 갖고 협력을 구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이렇게 사흘이 멀다하고 국제선 비행기에 오른 데는 아직 현대차가 국제행사를 주도할만한 시설·공간을 갖추지 못한 점도 이유로 꼽힌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CNB에 “사실 양재동 사옥은 글로벌 리더들을 초대해 행사를 열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열악하다”며 “통합신사옥의 이름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로 명명한 것은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GBC가 대규모 공연·집회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국제규모의 컨퍼런스를 유치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전용 콘셉트카 넵튠. (사진=현대차 제공)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당장은 전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극복해야 한다. 현대차는 수출길이 막히면서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의 완성차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테슬라, GM,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선두기업들이 전기차 보급 확대에 나서면 현대차의 수소차 진로를 방해하고 있는 점도 넘어야할 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CNB에 “설계부터 판매까지 모든 사업부서, 계열사가 한군데에 모인다는 점에서 GBC가 수소차 로드맵을 이끄는 사령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당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경제의 침체가 깊어지고 있어 미래차 뿐 아니라 완성차 사업 전체가 힘든 고비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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