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집과 마을, 도시에서 나라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활환경을 실질적으로 조성하는 예술의 한 분야로, 그 안에 거주하는 인간의 신체는 물론 삶의 방식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책은 인간의 생활환경을 조성하며 삶의 방식에 관여하는 건축의 존재 의미와 건축가의 역할에 관한 30편의 인터뷰와 4편의 에세이를 담았다. 동시대 건축문화를 이해하고 개별 건축가의 작업을 조명하려는 목적에서 시행된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건축학과의 동명 프로젝트에서 비롯된 책이다.
건축가들은 어제의 세계와 오늘의 과제, 내일의 꿈을 그려보며 일상과 예술을 연결하는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첨단기술이 시시각각 발전하는 오늘의 사회에서는 물질성의 개념이 달라질 뿐 아니라 꿈과 환상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했던 요소들이 실현돼 눈앞에 출현한다. 이런 상황에서 건축가는 어떻게 생각하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들은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며 수용하거나 수용하지 말아야 하는가?
이 책은 자연과 문화, 보전과 개발, 전통과 혁신, 지역성과 세계성, 그리고 이론과 실행의 사이에서 동시대의 현실에 마주하며 자신의 입장, 개념, 비전을 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건축가들의 반응과 해답을 전달한다. 건축가들은 각종 현안과 과제들, 그 해결 방안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 기존의 방식에 대한 재고와 비판을 비롯해 사랑하는 장소, 동료들에 대한 평가, 선후배 세대에 대한 토로, 자신의 상황에 대한 자부심과 불만, 염려까지 전한다.
마르크 안젤릴·외르크 힘멜라이히 지음, 정현우 옮김 / 3만 8000원 / 미진사 펴냄 / 7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