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KIRI 리포트’에 게재된 ‘서울 지역별 아파트 가격 거품 가능성 검토’라는 보고서에서 통계청이 집계한 2003년 11월부터 서울 25개 구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및 전세가격지수의 월별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를 시작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2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가격 거품은 실제 가격이 내재가치를 1년 이상 웃도는 현상을 의미한다.
보고서에서는 전세 가격을 아파트 내재가치의 대리변수로 간주해 아파트 가격과 전세 가격의 변동성을 비교하고, 내재가치와 실제 가격 차이가 1년 이상 장기간 지속했는지, 가격이 비합리적인 기간에 아파트 가격 변동성도 커졌는지 등을 따져 아파트 가격 거품 여부를 판단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현재 종로, 중랑, 강북, 도봉, 구로, 금천, 관악 등 7개 구를 제외한 나머지 18개 구의 경우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서초·강남·송파·강동구 등 강남 4구와 양천구,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거품 정도가 컸다.
가격 거품은 2017년 4월 강남구와 용산구를 시작으로 서초·송파·양천구(6월), 영등포구(7월), 강동구(9월) 등으로 확산돼 그해 9월부터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거품 수준에 들어갔다. 평균 가격 기준으로 아파트 가격 거품이 지난해 10월 현재 2년 2개월 이어지고 있던 셈이다.
보고서는 이런 가격 거품 시기를 고려하면 정부의 2017년 8·2 대책과 2018년 9·13 대책이 시기 측면에서 볼 때 규제 타이밍이 크게 늦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과 거품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일치해 상한제 적용 지역 선정이 적절했다고 봤다.
보고서는 지난해 12·16 대책이 고가의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3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주택가격 안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단호해 아파트 가격 거품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단, 저금리와 주요 국가의 주택가격 상승세 등이 거품 해소에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