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 때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디자인이다. 옷과 신발, 집과 거리, 사무용품과 전자기기, 심지어 음식과 음료까지 어느 하나 디자인되지 않은 것이 없다. 디자인은 단지 겉모습만 아니라 사회와 제도, 생산과 소비, 환경과 자연에까지 깊숙이 관여하는 인간의 의식이자 계획이다.
여기 두 명의 전문가가 가장 기본적인 상징, 소통, 기능, 경영, 성찰, 환경, 사회, 디자인까지 여덟 가지 주제를 통해 디자인의 역사와 개념의 변화를 살펴봤다. 예를 들어 ▲원시시대 동굴벽화에 그려진 동물과 오늘날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자동차가 과연 어떤 맥락에서 똑같이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는지 ▲기업은 어떻게 생산을 극대화하거나 소비를 촉진하는 수단으로 디자인을 이용하는지 ▲디자인은 단순한 장식 수단이 아니라 어떻게 근본적으로 인간관계와 노등, 체계와 사회의 작동방식을 계획하고 실천하는지 ▲파괴된 환경을 되살리는 데 디자인은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 등 시대적 화두가 된 개념들을 중심으로 디자인을 이해하는 내용을 담았다.
글을 쓴 저자와 만화를 구성한 작가는 모두 디자이너다. 저자는 그래픽 디자이너이고, 작가는 제품 디자이너로, 모두 디자인만이 아니라 만화에 대한 이해도 높다. 글이 매우 진지한 내용이지만 곳곳에 코믹한 요소와 적절한 은유를 배치해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윤여경 지음, 이봉섭 그림 / 1만 5000원 / 이숲 펴냄 / 12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