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부터 20세기 후반까지를 아우르는 200여 점의 작품들을 탐구해, 각각의 의미를 풀어낸 책이다. 책의 내용은 크게 중세 시기의 고전 명화와 근현대 미술로 구성됐다.
눈에 익숙한 옛 거장들의 작품에는 숨겨진 상징, 테마, 모티프들이 존재한다. 무심코 봤던 그림 속 식물, 동물, 음식, 거울과 같은 흔한 소재들이 바로 그것. 시간이 흐르면서 더는 같은 의미로 잘 사용되지 않을뿐더러, 거장들의 섬세한 묘사에 시선을 빼앗겨 이를 지나치기 쉽다. 1장 고전 명화에서는 이런 숨은 상징들을 상세 이미지를 통해 낱낱이 파헤치며,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다. 또 특정한 문학 작품이나 신화, 성서의 일화를 소재로 한 그림인 경우, 그 전문(全文) 또는 발췌문을 인용하여 입체적으로 해설했다.
2장 근현대 미술에서는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잭슨 폴록, 앤디 워홀 등 최고 인기를 누린 화가들의 삶을 이야기하며 그들이 받은 교육이나 경험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말해준다. 더불어 소개된 작품들이 미술계에서 가지는 위치나, 대중들과 주류가 그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등을 보여준다. 지금과는 다르기도 한 작품에 대한 당시의 시선과 평가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는 독자들이 나름의 의미를 형성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에 대한 어떠한 정의를 내리는 대신 그 의미를 생각하게끔 유도한다.
파트릭 데 링크·존 톰슨 지음, 박누리 옮김 / 1만 8000원 / 마로니에북스 펴냄 / 4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