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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넥슨의 시간여행 ‘게임을 게임하다’

과거·현재·미래를 한곳에서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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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19.07.27 08:01:50

넥슨이 서울 인사동 아트선재센터에서 ‘게임을 게임하다’ 전시회를 열고 있다. 온라인게임 2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다. 이 전시회에서는 게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다. ‘마비노기’ 게임 속 모닥불을 형상화한 설치작품 모습. (사진=손정호 기자)

넥슨이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성찰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넥슨은 25년이라는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되짚으면서, 미래로 향하는 최신기술을 전시작품으로 만들었다.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미래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로 느껴졌다. 전시회를 찾아가봤다. (CNB=손정호 기자)

온라인게임 역사를 미술작품으로
4차산업혁명, 알고리즘으로 표현
게임 시간여행…미래성찰 플레이

 

서울 인사동 아트선재센터 3층에서는 게임회사인 넥슨의 ‘온라인게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라는 주제로 온라인게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시각화했다. 이곳을 지난 24일 방문했다.

 

넥슨의 이번 전시회는 ID밴드를 사용해 로그인, 로그아웃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키오스크에 ID밴드를 인식하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약 130평 규모의 전시장에 총 20개의 설치작품이 있다. 우선 로그인을 해야 한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이 회사 직원이 손목에 착용할 수 있는 하얀색 ID밴드를 준다. ID밴드를 착용한 후, 거울처럼 생긴 키오스크(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 앞에 서면 된다. ID밴드를 키오스크에 갖다대면, 회원의 경우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본인인식이 된다. 비회원은 임시 아이디를 만들 수 있다.

전시내용은 과거, 현재, 미래로 요약된다.

온고잉 히스토리(ongoing history), 라이브러리(library)는 과거에 대한 기록이다. 온고잉 히스토리는 넥슨의 온라인게임 역사를 중심으로, 중요한 게임 개발사를 연대기 형식으로 정리한 벽면이다. 1992년 하이텔과 천리안 서비스를 시작한 후, 1994년 ‘단군의 땅’ ‘쥬라기 공원’이라는 온라인게임을 선보였다. 올해 이슈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했다는 점이 정리돼 있다.

온고잉 라이브러리는 국내 온라인게임에 대한 잡지를 전시하는 도서관 책꽂이 모양의 작품이다. 73권의 종이잡지, 163권의 PDF 잡지를 시간대별로 진열해 놓았다. ‘게임사냥’부터 시작해서 ‘게임파워’ ‘피씨 플레이어’ 등이다.

아울러 김진 작가의 ‘바람의 나라’ 1권 실물, 1990년대에 가정에서 사용하던 커다란 상자 크기의 컴퓨터 등도 만날 수 있다. 피씨통신과 피씨방이 전국을 강타하던 시절의 추억을 소환할 수 있다.

 

온고잉 히스토리, 라이브러리 전시를 통해 게임의 과거를 반추했다. 온라인게임의 역사에 대한 기록, 다양한 게임잡지 등을 전시해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셈이다. (사진=손정호 기자)

게임의 현재를 표현한 설치물도 있다. ‘캠프파이어’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지금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마비노기’ 속 모닥불을 특수효과를 사용해 만들었다. 전시장 중앙에 하얀색 자리가 있다. 그 위에 5개의 의자가 있다. 사람이 앉으면, 의자마다 작동하는 특수효과가 다르다. 한 의자는 연기, 다른 것은 모닥불의 빛, 옆의 자리는 천장의 불빛 등이다. 5명의 사람이 모두 모여야 온전한 작품이 완성되는 방식이다.

‘로나와 판’도 ‘마비노기’ 지적재산권(IP)을 이용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로나와 판이 실물 크기의 3차원 조각으로 위치해 있다. 이 캐릭터에 영상이 투영된다. 낮과 밤이 바뀌는 모습 등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넥슨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인기게임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로나와 판’ ‘차원의 도서관’ ‘얼음땡!’은 지금도 인기가 많은 게임을 활용해 체험형으로 만든 작품들이다. (사진=손정호 기자)

‘차원의 도서관’도 인상적이다. 이는 ‘메이플 스토리’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ID밴드를 전시물 앞 센서에 터치하면, 도서관에 불이 켜진다. 계단 위에 올라서라는 문구가 나타나고,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딛으면 도서관이 작동한다. 특정한 책을 건드리면, 이 에피소드의 주요 문장과 음악을 눈과 귀로 감상할 수 있다.

‘얼음땡!’은 ‘크레이지아케이드 BnB’를 모티브로 했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함께 누구나 해본 얼음땡 놀이를, 싱글 플레이 버전으로 만든 설치작품이다. 박스 위에 올라서면, 게임 양상이 밑으로 흐른다. 물방울을 터트려서 귀여운 친구를 구출하는 게임이다.
 

넥슨은 게임의 미래에 대해서도 보여줬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연구하는 인텔리전스랩스와 손잡고 ‘1,0000,000/3sec’ ‘비하인드 더 게임’ 등으로 게임의 내일을 옅보게 했다. (사진=손정호 기자)

게임의 미래는 어디로…

4차 산업혁명 시기에 게임의 앞날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이번 전시회는 온라인게임의 과거와 현재에만 머물지 않았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에서 개발해 사용 중인 최첨단 기술을 미술작품으로 구현하기도 했다. 인털레전스랩스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연구하면서, 하루에 100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이 연구 과정과 결과물 등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1,0000,000/3sec’는 우주의 은하수처럼 생겼다. 인털리전스랩스의 욕설탐지 프로그램인 초코를 우주의 별를 활용해 구현했다. 초코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3초에 100만건의 욕설을 골라내서 제거한다. 벽면 한쪽을 뒤덮은 거대한 은하수 앞에 서서, ID밴드를 인식시키면 별빛이 욕설로 변한다. 그리고 다이얼을 돌려서 욕설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하인드 더 게임’도 미래로 향하는 작품이다. 이 설치작품은 인텔리전스랩스에서 데이터를 처리해 분석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거대한 하나의 LED 컴퓨터 화면으로 보여준다. 수많은 파동그래프들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실시간 데이터 처리량(mb), 이상탐지 알고리즘과 상황조합 횟수, 캐릭터 사망과 부활 횟수 등을 파란색, 보라색, 녹색 등의 그래프를 통해 볼 수 있다.

이곳을 찾은 한 유저는 CNB에 “인터넷에서 기사를 보고 왔다. 예전에 플레이를 해봤던 게임에 대해 인터렉션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장 스텝은 CNB에 “보통 유저들은 게임을 직관적으로 즐긴다. 그런 측면에서 전시작품들을 만들었다. ‘마비노기’ 팬들은 모닥물 작품을 바로 알아본다”고 설명했다.

우상곤 넥슨컴퓨터박물관 컨저베이터(보존처리 전문가)는 CNB에 “온라인게임을 모바일 버전으로 새롭게 재해석해 내놓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방문자가 전시회를 돌아보면 관련 데이터가 누적된다. 로그아웃을 하면서 자신이 경험한 정보를 종이에 프린트해서 받아볼 수 있도록 아카이빙 개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나타내는 작품들이 순차적으로 놓이지 않은 점.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 순서대로 배열됐으면 더 일목요연한 전시가 되었을 것 같았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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