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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캐릭터샵 ‘한국 부재’와 에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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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19.05.30 11:12:21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있는 CJ CGV의 캐릭터샵인 '씨네샵' 모습. 현재의 모습도 훌륭하지만, 한국적인 내용이 추가되는 국내 '에코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추가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손정호 기자)

최근 국내 게임, 영화사의 캐릭터샵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여러 곳을 다녔다. 서울 신사동 가수로길에 있는 엔씨소프트의 ‘스푼즈’, 용산 아이파크몰에 있는 CJ CGV의 ‘씨네샵’, 홍대 인근의 넥슨 ‘네코제스토어’ 등이다. 아직 더 취재해야 하는 캐릭터샵들이 있지만, 지금까지 다녀온 곳과, 앞으로 가봐야 할 곳에 대한 사전지식들을 종합해보면 아쉬움이 하나 있다.

좋은 스토리와 그림을 토대로 만들어진 문화콘텐츠로서의 캐릭터 상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 있다는 것은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좋은 일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와 게임 속 주인공, 아예 캐릭터샵을 위해 탄생한 주인공들을 활용한 상품을 다루는 곳을 찾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CGV의 ‘씨네샵’은 마블스튜디오의 ‘어벤져스: 엔드게임’ 기획전을 하고 있었다. 시네마틱 유니버스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히어로들을 만날 수 있었다. 캡틴 아메리카, 토르,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블랙팬서, 앤트맨 등이다. 모두 현재 미국 헐리우드와 세계 곳곳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외에도 디즈니와 픽사의 오래된 인기 캐릭터들도 항상 그곳에 있듯이 자리하고 있다.

넥슨의 ‘네코제스토어’는 인기 게임의 지적재산권(IP)을 유저들에게 오픈하고, 이를 활용해서 개인 아티스트들이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운영한다. 이는 초기 시장 진입이 어려울 수 있는 아티스트들에게 가능성의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좋은 시도라고 본다.

엔씨소프트의 ‘스푼즈’는 기존 영화나 게임 IP를 활용하지 않았다. 아예 캐릭터 사업을 위한 별도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가벼운 온라인 게임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했다. 이런 방식이 독자적으로 기속가능한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측면이 있지만, 이를 통해 엔씨소프트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질적으로 향상된다는 측면이 긍정적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캐릭터샵에 한국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부분이 적다는 점이다. 씨네샵은 주로 할리우드 캐릭터를 판매하고 있고, 네코제스토어와 스푼즈는 한국적인 느낌보다는 글로벌 한 특징의 캐릭터들을 주로 만들어서 소개하고 있다. 이 역시 좋은 시도이고, 앞으로도 장려돼야 하지만 여기에 한국 고유의 느낌을 주는 캐릭터, 한국에서 한국인이 만든 영화를 토대로 한 상품들이 추가된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도 좋은 영화와 만화 콘텐츠들이 있다. 요새는 웹툰도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서도 다양한 콘텐츠와 캐릭터 상품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원 소스 멀티유즈’ ‘트랜스미디어’의 관점이다. 만화로 큰 인기를 얻고 영화로도 연이어 1000만명 관객을 돌파한 ‘신과 함께’ 시리즈도 있다. 최근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옥자’ ‘괴물’ 등 다양한 영화들이 있다. 이외에도 역대 영화 흥행순위에 많은 작품들이 올라있다. 소설, 만화, 웹툰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추가적인 개선은 국내 콘텐츠 산업의 ‘에코 시스템’이라는 부분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대기업들이 장사가 잘 되는 해외 영화와 캐릭터, 그런 느낌의 작품들만 만들기보다는, 한국의 문화산업 에코시스템을 고려해서 아티스트와 대기업,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함께 공존하면서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문화의 힘은 한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삶 속에서 나오는 것이고, 이는 결국 다양성의 보존이라는 틀 안에서 키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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