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미적 감각? 끈기와 인내? 뛰어난 발상력? 그 모든 것들이 필요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간단한 접근 방법은 ‘돈을 쓰는 것’이다. 카메라의 CCD가 크면 그만큼 화질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조리개를 크게 열 수 있는 렌즈를 쓰면 배경을 확 날려버리는 감각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큰돈을 들이면 적어도 기본은 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당연한 관념’에 급격하게 제동을 거는 시도가 여기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권혁재 기자는 오랜 기간 사진전문기자로 일해 왔다. 그런 그가 세상을 달리 보는 최적의 도구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핸드폰’이며, ‘핸드폰 사진’이다. 비싼 돈을 들여 장만한 무거운 장비를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좋은 사진’을 찍는 것은 한결 쉬운 방법이지만 누구나가 언제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카페에서, 식당에서 그리고 길거리에서 누구나가 일상적으로 사진을 찍는 이 시대에 그것은 더 이상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항상 갖고 다니는 바로 이 핸드폰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사진을 즐길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가 이 책에 담은 모든 사진은 그 자신이 소유한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찍은 것이다. 그러면 핸드폰 카메라가 전문가용 카메라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걸 인정하고 그냥 간편함에 만족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저자는 “물론 핸드폰 카메라는 기계적인 성능에 있어서 전문가용 카메라보다 뒤떨어지지만, 재치와 노력을 통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주변 사물을 이용하는 방법, 포커스를 맞추는 방법, 찰나의 사진에 시간을 담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권혁재 지음 / 2만 2000원 / 동아시아 펴냄 / 4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