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 세조가 문학을 좋아한다고 하여 친히 자치통감(資治通鑑)을 내려 주었다.” (세조실록 총서)
공부를 잘하기 위한 첫째 조건은 관심이다. 공부할 내용에 흥미가 있어야 능률이 오른다. 좋아하는 분야는 지능지수에 상관없이 높은 성취도를 보인다. 일이 아닌 재미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은 특정 분야에 관심을 가진 아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알았다. 임금은 아들들이 문과 무를 겸비하기를 원했다. 수양대군이 스무 살 무렵에 문학 책을 가까이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이를 들은 세종은 곧바로 자치통감 책을 선물했다. 아버지로부터 책 선물을 받은 수양대군은 다짐했다. “천하의 서적을 다 읽지 않고서는 나는 다시 활을 잡지 않겠다.”
세종은 책을 통해 수양대군에게 충분한 동기부여를 하게 한 셈이다. 수양대군은 책을 받는 순간 큰 꿈을 그렸고, 훗날 왕위에까지 오르는 극적인 사건의 씨앗이 되었다. 이처럼 책 선물의 기대 효과는 상상 이상일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책 선물은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는 원천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세종대왕이 왕자와 공주를 교육한 내용를 담은 ‘세종대왕 자녀교육법(다음생각 간행)’이 출간됐다. 역사 작가 이상주가 쓴 이 책에서는 세종의 자녀교육법을 크게 10가지 틀에서 설명하고 있다. 책 선물, 식탁 대화, 아이의 엄마 사랑, 일벌백계, 형제의 우애, 큰 그림 보기, 스스로 하기, 롤 모델, 자신감 갖기 등이다. 세종은 이중에서도 책을 통한 동기부여에 극히 신경을 썼다. 독서왕인 세종은 책읽기의 효용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 선물하기의 궁극적 교육 효과
많은 독서를 한 세종의 자녀 능력은 극대화 됐다. 장남 문종은 문학, 수학, 음악, 천문, 음운, 병법에 통달했고, 말 타기와 활쏘기에도 능했다. 차남 세조는 문무(文武)와 수학, 주역, 예능까지 두루 겸비한 다방면 천재였다. 3남 안평대군은 그림과 글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고, 4남 임영대군은 군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5남 광평대군은 수학과 천문학, 스포츠에 일가견이 있었다. 6남 금성대군은 학문 능력이 뛰어났고, 7남 평원대군과 8남 영응대군은 기억력 수재로 책 한 권을 통째로 외울 정도였다. 정의공주는 수학과 음운에 능하고 불교에 조예가 깊었다.
저자인 이상주 작가는 조선왕실의 의례와 문화를 연구하는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의 문화위원이다. 왕실 비화에 밝은 저자 이상주 작가는 문헌, 구전, 현장 취재를 종합한 세종대왕 스토리 발굴로 인기가 높다. 지은 책으로는 세종의 공부, 조선명문가 독서교육법, 태조와 건원릉 등 10여 종의 베스트셀러가 있다.
이상주 지음 / 다음생각 펴냄 / 248쪽 / 1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