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은 박물관 소장 회화작품 '이덕형 초상 초본'과 '정선 필 청풍계지각' 등 2점이 부산시지정 유형문화재 제198호, 제202호로 각각 지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조선시대 대표 인물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두 작품은 섬세한 표현력으로 미적가치를 엿볼 수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덕형 초상 초본'은 조선 중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에 그려진 공신초상화다. 한음 이덕형(李德馨, 1561∼1613)은 예조참판·대제학·병조판서를 거쳐 영의정 등 주요 관직을 두루 역임한 재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작품은 얼굴 방향이 왼쪽인 좌안칠분상(左顔七分像)으로 세밀하게 묘사된 얼굴, 음영 없는 얕은 담채, 낮은 검은 색 관모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이덕형의 인품이 잘 드러난다.
얼굴은 섬세하게 그려진 반면 옷주름은 대담하게 표현돼 초본임을 알 수 있고, 현존하는 다른 이덕형 초상에 비해 예술적 가치가 돋보인다.
'정선 필 청풍계지각'은 겸재 정선(鄭敾, 1676∼1759)이 청풍계(淸風溪)의 풍경과 그 속에 자리 잡은 청풍지각(淸風池閣)을 표현한 진경산수화다. 청풍계는 '맑은 바람이 부는 계곡' 이란 의미로 서울 인왕산 기슭의 골짜기인 현재 종로구 청운동 일대를 말한다.
이 작품은 정선의 노년시절 무르익은 화법에 청풍지각을 중심으로 그려진 유일한 작품으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광역시지정 문화재자료에서 유형문화재로 이번에 승격됐다. 화면 우측에는 '청풍계지각(淸風溪之閣)'의 제목과 '겸재(謙齋)'라는 호가 쓰여 있어 정선의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작은 화폭에 청풍지각이 완전히 표현돼 있다는 점은 정선의 다른 청풍계 그림에서 찾아볼 수 없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김기수 관장은 "이덕형 초상 초본과 정선 필 청풍계지각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두 인물과 밀접하게 관련된 회화 작품으로 예술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소장품에 대한 지속적인 학술연구와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행사를 통해 대학과 지역을 선도하는 대학박물관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