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나는 영상, 사운드,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미술가로, 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관람 태도를 제안할 수 있는 퍼포머티브한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 책은 미술가 박보나의 첫 예술 에세이로, 동시대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특히 그들이 세상과 예술을 바라보는 태도를 읽어낸다. 박보나는 세상을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드는 미술가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면서 “그들의 윤리적 상상력, 그것이 작품이 될 때 우리는 그 상상력을 하나의 태도라고 부를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의 제목은 1969년 스위스 쿤스트할레 베른에서 열렸던 전시 ‘태도가 형식이 될 때(When Attitudes Become Form)’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전시는 큐레이터 하랄트 제만이 기획한 것으로, 보수적인 기존 질서를 뒤엎고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다. 이 전시에서 태도는 ‘이전 체제와 규칙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의미하며, 이 태도는 미술의 관습적인 틀을 거부하는 새로운 작품의 형식과 전시의 형태로 구현됐다. 박보나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가들 또한 하랄트 제만이 기획한 전시 ‘태도가 형식이 될 때’의 정신을 이어받는다”고 말한다.
또한 이 책은 박보나라는 미술가가 동시대 미술가들의 작업을 통해 세상을 읽으려고 한 시도를 담았다. 책에 나오는 작가들은 익숙하고 편안한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작업을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업을 통해, 일반적이고 중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모든 것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며 질문을 던진다. 세상을 비껴보는 태도가 이 작가들 작품의 큰 중심을 이룬다. 박보나는 “결국 예술가의 태도가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구성한다”고 말한다.
박보나 지음 / 1만 4800원 / 바다출판사 펴냄 / 1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