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기술에 힘입어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로봇은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에 따라 정확하게 수행하는 정도의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최첨단 센스를 이용해 수많은 정보를 스스로 수집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단순히 인간을 대신해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행동하고 학습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과의 협업과정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산업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다양한 얼굴 표정으로 사람과 대화하는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Sophia)를 개발한 데이비드 핸슨(David Hanson) 박사는 20년 이내에 로봇과 인간이 구별되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한다.
인공지능혁명은 인간을 둘러싼 모든 머신, 비전, 센스, 만물인터넷 등을 활용해 인지능력까지 갖추고 네트워크를 통합해 인간과 상호작용 하여 모든 시스템들을 스마트하게 만든다.
이제 인공지능은 모든 분야에서 개발·활용되고 있으며, 인공일반지능(AGI)을 향해 날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이 한 분야만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의 발전을 가져올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심지어 인공지능은 테러나 기후변화 등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과제들의 일부를 해결해주고 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미래는 과학기술이 극도로 발전하여 인간의 일상을 지배할 것이 분명하지만 어느 누구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그는 인공지능이 기존의 사회질서와 경제구조를 완전히 파괴하고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노동시장에서 퇴출시킬 것이라는 어마무시한 주장을 펴고 있다. 이는 구글이 선정한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미래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토마스 프레이(Tomas Frey)가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해 2030년까지 20억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어 그냥 흘려듣기에는 찝찝하다.
한편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옥스퍼드대학의 닉 보스트롬(Nick Bostrom) 교수는 인간의 가치관과 부합되는 인공지능을 만들어, 일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인간은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삶의 의미가 가문의 명예를 드높이거나 사회에 공헌하고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었다면 미래에는 여가를 즐기고 작은 성취에도 기쁨을 만끽하는 일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수년간 딥러닝(Deep Learning)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하여 초지능(super intelligence)이 도래할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졌다고 내다보면서 초지능에 도달하기 전에 초지능을 기술적으로 통제하는 방법을 찾아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이점이 온다(Singularity Is Near)’의 저자 레이 커즈웨일(Ray Kurzweil)은 2045년이 되면 인공지능이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한 것보다 더 똑똑해져 인류를 능가할 것이라는 불길한 예측을 내놓았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경제학자이자 사상가인 다니엘 코핸(Daniel Cohan)은 새로운 시대에 경제성장을 이끄는 동력은 과학기술이며,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제성장은 극히 일부 사람들에게만 해택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앞으로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한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컴퓨터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는 그대로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보편적 가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유’와 ‘평등’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도움만을 주는 도구(tool)의 기능에만 충실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2026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때는 생산인구가 현저히 줄어들어 부족한 노동력을 로봇으로 채워야한다. 인공지능이 진화할수록 소수 엘리트에게만 부(富)가 집중되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지금보다 더 팍팍한 삶을 살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누구나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야만 한다. 그러기에 불확실한 미래가 더욱 불안하고 두려울 뿐이다.
* 구병두(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사)한국빅데이터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