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봄 방학 시즌이다. 짧은 봄방학이 지나고 나면 새 학년이 시작된다. 새로운 출발점을 앞두고 아이들과 의미 있는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경주솔거미술관을 품은 연못의 살얼음이 조금씩 녹고, 바람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조금은 이른 듯 한 봄소식이 들려오는 2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의 멋진 풍경 속에서 아이들과 공부도 하고 휴식도 즐겨보자.
◈ 한국 수묵화의 진가를 찾아서… ‘솔거미술관’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아름다운 미술관 건물과 한국화가 박대성의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자연과 함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경주솔거미술관은 경주를 대표하는 고품격 문화예술공간이다. 신라 황룡사 금당에 노송을 그린 전설의 화가 솔거의 이름을 따 2015년 개관했다. 가로 8m, 세로 4m에 이르는 ‘경주삼릉비경’을 비롯해 솔거의 ‘노송도’를 연상케 하는 ‘솔거의 노래’ 등 대작은 아이들에게 수묵화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4일까지 열리는 ‘영호남 수묵화 교류전’, ‘경주, 색다른 시선’ 사진전은 한국화의 현주소와 다양한 경주를 느껴볼 수 있어 교육적 가치가 높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볼 수 있다.
◈ 앗! 그림이 움직인다… ‘아평지’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형태의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솔거미술관은 주변을 보고 걷는 것만으로 힐링할 수 있다. 경주 SNS 명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솔거미술관 제3전시실의 일명 ‘움직이는 그림’의 배경인 ‘아평지(阿平池)’는 솔거미술관과 함께 경주엑스포공원을 찾는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다. 82m 높이의 경주타워 실루엣이 비치는 연못의 물빛과 주변을 배경으로 한 멋진 기념사진을 찍어 아이들에게 선물해보자.
◈ 신라 천마가 돌아온 이색 놀이터… ‘시간의 정원’
솔거미술관에서 나와 왼쪽으로 보면 유럽풍 정형식 정원 구조에 동양의 전통문양을 꽃과 나무로 수놓은 ‘시간의 정원’이 있다. 산, 하늘, 정원이 조화를 이루며 이색적으로 가꿔져 가본 사람들에게는 ‘숨은 비경’으로 통한다. 천마총에서 나온 천마도를 조형화한 집채만 한 ‘천마상’과 주사위 모양의 신라시대 놀이기구 ‘주령구’를 1천배쯤 키워놓은 거대한 주령구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얼굴은 짐승이지만 사람의 몸을 가진 십이지신상도 색다른 볼거리다. 서로 다른 무기를 들고 열두 방위를 지키고 있는데 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 등 띠별 상징과 방향, 시간이 설명돼 있어 온가족이 띠 풀이를 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 조각품이 있는 자연생태학습장… ‘아사달 조각공원’
아내 아사녀와의 슬픈 전설을 가진 백제 석공 아사달의 이름을 붙인 ‘아사달 조각공원’은 자연과 예술, 사람이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우리의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한 20여점의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다. 낮게는 1m에서부터 높게는 9m에 이르는 다양한 규모의 작품들이 어우러져 대규모 조각공원을 형성하고 있으며 작품뿐만 아니라 야생화, 코스모스, 억새 등 계절마다 장관을 이뤄 특별한 휴식처이자 아이들의 자연생태학습장이 될 수 있다.
◈ 거대 로봇과 어깨동무하며 놀아요… ‘또봇 정크아트 뮤지엄’
뭐니 뭐니 해도 아이들에게는 만지고, 느끼고,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최고. 엑스포공원 내 장보고관에 있는 ‘또봇 정크아트 뮤지엄’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라 대형 로봇을 직접 보고, 만지고, 올라탈 수 있다. 폐자동차 50대 분량의 부품으로 만든 6.5m의 거대 로봇과 애니메이션 속 장면을 배경으로 30여대의 로봇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특히 또봇 장난감을 직접 조립·조종하고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존은 늘 북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