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환기자 | 2019.02.14 13:27:06
14일 오전 부산시청 26층 회의실에서 열린 부산 초대 총괄 건축가 및 건축정책위원 위촉식에서 김인철 부산 건축정책위원장(총괄)이 부산의 잘못된 건축 문화 양상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김인철 위원장은 “부산은 한국전쟁 이후 짧은 시간에 압축 성장을 이뤄냈다. 그럼에도 결과는 세계적 수준이라 자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현대 건축은 근본을 학습하지 않은 채 진행돼 모양만 그럴듯한 결과를 냈다. 부실 건축은 잘못된 건축 문화 양상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개발 붐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삶의 질적 향상을 전제하는 것”이라며 “인문적 시각과 일상을 중심에 둔 디자인으로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산은 물의 도시다. 낙동강부터 온천천, 해안과 항만을 개발하며 도시화를 이룬 원도심의 근대성 등은 부산을 대표하고 있다”며 “해양군사시설과 국제무역항으로 이용되는 항만시설은 물과 도시를 격리하고 있다. 시민 중심의 해양공간을 목표로 도시개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인철 위원장은 공공건축의 운영에 대해 공공기관의 지나친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민간 참여 확대를 호소했다. 그는 “공공건축의 건물주는 시민이다. 당연한 명제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했다”며 “공공기관이 시민을 대리해 건물주 역할을 하는 것은 건축에 대한 책임감과 소명 의식까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인철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31일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초대 총괄 건축가에서 사퇴한 바 있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당선작 발표에 대해 반발해 사퇴했다.
당시 김인철 총괄은 언론을 통해 “당선작은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조화를 깨고, 결국 도시의 애초 컨셉트를 무시한 채 실패한 도시로 만드는 안”이라며 “당선작을 정해 놓고 짜고 친 심사였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인철 총괄은 세종시 행복청을 주변 조화와 맞는 저층형으로 안을 냈다. 1차 심사에서는 저층안이 1등을 했으나 최종 심사에서 기존 고층형 건설계획안이 당선됐다. 김 총괄에 따르면 심사 직전 행안부에서 고층 건물로 안을 결정했다는 얘기가 돌았으며 세종시에서도 역시 이를 원했다고 해 ‘짜고 친 심사’라는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때문에 김인철 부산 총괄 건축가는 부산시에서 위촉을 제안했을 때 처음엔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시 행복청 초대 총괄 당시 겪은 트라우마 때문에 부산의 제안을 받았을 때 처음엔 멈칫했었다. 세종 행복청 총괄직을 수행하며 관행이란 거대한 벽을 느꼈었다”며 “또 부산을 오래 떠나있었기 때문에 현실감각 등이 부족할거라 생각해서 망설였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산 총괄을 하겠다고 받아들인 것은 제가 할 수 있는 공공건축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재차 생각하니 부산을 오래 떠나있었기 때문에 지역 현안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생겼다고 판단했다. 좁은 시각이 아닌 밖에서 부산을 볼 수 있어 부산의 다양성을 새로운 형식으로 접근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부산 건축 총괄을 받아들인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