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부산시의회 본회의에서 김진홍 부의장이 민주시민교육 조례·인권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말하고 있다. (사진=변옥환 기자)

부산지역 보수 시민단체와 보수 기독교단체 등 종교계에서 동성애 문제 및 정치이념 편향 등을 이유로 반대한 민주시민교육 조례와 인권보장 일부 개정 조례안이 21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부산시의회는 이날 오전 제274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두 조례에 대해 표결에 부쳐 민주시민교육 조례는 찬성 35표로, 인권조례 개정안은 찬성 37표로 통과시켰다.

조례제정 찬·반을 놓고 논란이 된 두 조례는 김광모·김문기 의원 등이 발의한 ‘부산시 민주시민교육 조례안’과 정종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산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다.

이는 최근 보수 성향 시민단체와 보수 기독교계 등 종교계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이들은 민주시민교육 조례가 정치색이 짙은 교육을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과 인권보장 조례 개정은 동성애 등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다.

21일 부산시의회 인권조례 개정안 등에 반대한 시민단체가 시의회 3층에서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변옥환 기자)

민주시민교육 조례안은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권리, 책임 의식, 공동체적 감수성, 태도 등을 갖추도록 교육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인권보장 일부 개정 조례안에는 ‘모든 시민은 성별·장애·종교·인종·민족·신분·병력·국적 등 어떤 사유로도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두 조례안에 대한 표결 직전에 자유한국당 오은택 의원과 김진홍 부의장은 “민주시민교육은 정치적으로 검토한 사항으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기 전에 타당성 확보가 우선 필요하다. 민주시민교육이란 이름으로 모든 권위를 해체하려는 교육은 되려 민주주의에 반한다”며 “인권개정 자체가 보편적 인권이 아닌 왜곡 편향된 인권 조성이다. 이는 이념 갈등을 촉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차례로 반대의견을 냈다.

이에 김상수 의원과 김문기 의원은 찬성의견을 내며 “본 조례는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할 요소와 헌법에서 보장하는 것들 중 시민이 갖춰야할 지식과 태도 등에 대한 교육이다. 인권 가치와 존엄을 생각하는 시정을 펼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인권조례 개정안에는 성적지향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 오히려 색안경을 끼고 동성애를 옹호한다는 왜곡된 내용으로 비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례에 대해 찬·반 의견이 나뉘자 박인영 의장은 전체의원을 대상으로 표결에 부쳤고 부산 민주시민교육 조례는 찬성 35표, 반대 5표, 기권 6표로 가결됐다. 이어진 인권보장 일부 개정 조례안 표결은 찬성 37표, 반대 5표, 기권 4표로 가결됐다.

표결에 부쳐진 ‘인권 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전자투표 화면 (사진=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