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환기자 | 2018.12.17 13:51:51
오거돈 부산시장이 17일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과 예전 사연을 털어놓았다.
오거돈 시장은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 있던 지난 2004년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청와대로 찾아가 노 전 대통령에게 APEC 정상회의를 부산으로 달라. 그러면 제가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당시 부산은 한나라당 후보가 무조건 당선되던 시절이었는데 제 이야기를 듣고 노 전 대통령의 표정이 아주 밝아졌다”고 밝혔다.
APEC 정상회의는 잘 치렀지만 오거돈 시장은 선거에 낙선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그래도 그것이 하나의 벽돌이 되고 그 벽돌들이 쌓여 시대 변화가 온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상대에게 마음껏 대화할 수 있는 품을 열어주는 분이었다. 이제라도 시장이 된 걸 그분께 보여드리고 싶다”며 소회를 밝혔다.
오거돈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었다. 오 시장이 부산시 내무국장으로 있던 시절 부산민주공원을 처음 만들었는데 당시 재야의 ‘카운터파트’가 문재인 인권변호사였다고 한다.
그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있을 때는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자주 대화를 나눴는데 ‘매사에 진지하고 합리적인 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문 대통령에게 ‘정치와 맞지 않는 분’이라며 정치판에 뛰어드는 걸 말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렇게 대통령을 잘하실 분한테 지금 생각해보니 큰일 날 뻔했다”며 웃었다.
3전4기 끝에 부산시장에 당선된 과정을 설명하며 그는 “세 번 떨어지고 나서는 미안해서 아내에게 ‘여보’ 소리도 못했다”며 “아내가 눈물을 흘리며 길거리 쫓아다니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내가 눈물난다”며 털어놓았다.
오 시장은 “사람이 시대를 바꿀 순 없지만 시대는 사람을 바꿀 수 있다”며 “촛불 정국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렸고 내가 그 시대를 올라탄 것”이라며 정권 교체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