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경기자 | 2018.12.04 13:36:15
경남 함양군은 삭막할 것만 같은 천년 숲 상림공원 입구를 들어서면 관리사무소 앞 조그만 화단에 겨울에도 자라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반긴다.
추운 겨울을 버티며 예쁘게 잘 자라고 있는 것은 바로 ‘보리’다. 보리는 벼목 과에 속하는 식용작물이면서 월동하는 농작물로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 곡물로 더위를 이겨 낼 수 있는 대표적 음식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런 보리를 들판도 아닌 공원 입구에서 만나니 마치 옛 고향에 온 착각이 들 수도 있다.
과거 보리는 겨울에서 시작하여 초여름까지 보아왔던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존재였기에 낯설지 않은 익숙한 모습이었지만, 요즘 너른 벌판에 비닐하우스 양파가 소득 작목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흔하게 볼 수 있던 보리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오래전 긴 겨울의 문턱을 이기는 위안이었고, 춘궁기를 지나는 희망이었던 보리를 가까운 상림공원 입구에서 볼 수 있어서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군 관계자는 “주변이 미세먼지로 온통 뿌연 요즘 어느 때보다 풋풋하고 싱그러운 녹색이 그리울 때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새싹 보리들도 보고, 상림 공원 산책로 주변에 철도 모른 채 새파란 잎을 피우고 있는 꽃무릇을 보면서 겨울 속의 봄을 미리 느껴보는 힐링의 주말 여유를 부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