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3분기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실적이 부진한 기업은 물론 양호한 성적을 거둔 기업도 미·중 무역전쟁, 환율·금리, 국제유가 등 글로벌 불확실성 때문에 앞날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CNB는 업종별로 3분기 실적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 편은 희비가 교차한 유통업계다. <편집자주>
롯데쇼핑, 중국 철수로 수익 개선
현대百, 면세점 사업 회복에 기대
편의점업계, 상생정책으로 수익↓
자구노력에도 내년은 힘든 한해
올해 3분기에 유통업계는 희비가 교차했다. 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가운데, 이전보다 높은 임금상승률로 어려움이 컸지만 사업다각화 여부에 따라 승패가 엇갈렸다.
롯데쇼핑(백화점·마트 등)은 3분기 매출(4조6749억원)과 영업이익(1991억원)이 전년동기보다 각각 2.5%, 15.3% 성장했다. 백화점(롯데백화점)과 할인점(롯데마트)이 고르게 성장한 점이 주효했다. 백화점 부문의 매출(7460억원)과 영업이익(890억원)은 각각 3.9%, 57.4% 향상됐다. 할인점 부문도 매출(1조7070억원)과 영업이익(320억원)이 각각 3.7%, 41.6%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백화점·홈쇼핑 등)도 호실적을 보였다. 매출(4370억원)과 영업이익(799억원)은 각각 3.5%, 14.9% 늘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면세점 등)는 영업이익이 줄었다. 매출(1조3592억원)은 38% 증가하면서 사상최대를 보였지만 영업이익(702억원)은 5.5%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신세계백화점은 매출(4320억원)과 영업이익(470억원)이 각각 7%, 18.4%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패션 계열사)도 매출(3118억원), 영업이익(115억원)이 16%, 1158.4% 늘었다. 하지만 신세계디에프(면세점 계열사)의 수익성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매출(5793억원)은 11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32억원)로 적자 전환했다.
신세계 이마트(마트·편의점)도 상황이 비슷하다. 3분기 이마트는 매출(4조7271억원)이 13.8% 늘었지만, 영업이익(1945억원)이 4.1% 축소됐다.
편의점 3사도 희비가 엇갈렸다. BGF리테일(편의점 CU)은 3분기 매출(1조5828억원)과 영업이익(856억원)이 각각 15.4%, 20.2% 성장했다.
GS리테일(편의점 GS25)은 3분기 매출(2조3254억원)과 영업이익(776억원)이 2.9%, 39.7% 증가했다. 이는 GS슈퍼마켓과 파르나스호텔 등을 모두 합한 실적이다. 하지만 편의점 사업부만 보면, 매출(1조7294억원)은 13.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759억원)이 4.5% 감소했다.
코리아세븐(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매출(1조410억원)과 영업이익(170억원)이 각각 4.7%, 27% 줄어들면서 ‘어닝 쇼크’를 보였다.
사드 후폭풍 언제까지?
이처럼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향후 전망은 어떨까.
롯데쇼핑은 중국에서 마트사업을 철수하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이로 인해 내년에는 재정건전성(연간 2500억원 규모)이 강화되는 효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은 내년에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효과를 추구할 계획이다. 조만간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롭스, 롯데닷컴 등 7개 유통기업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롯데 원 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11월 1일 오픈한 현대면세점에 집중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 대전광역시와 경기도 남양주시(2020년 오픈 예정), 서울 여의도 백화점(2021년 예정)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는 3분기 새로 오픈한 인천공항1터미널, 강남 면세점의 매출 부진과 초기비용 부담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1터미널과 강남 면세점의 영업이 정상화되면 4분기 이후 실적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3분기 할인점(이마트 매장)과 온라인사업이 부진하면서 영업이익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년에는 이마트트레이더스(창고형 할인매장)와 온라인 사업부를 중심으로 실적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1인 가구의 증가 속에 매출이 소폭 성장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점포가 포화상태이고, 상생방안(근접출점 제한, 야간전기료 지원 등) 비용,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저성장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에 “사드 배치 이슈 이후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에 소비자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내년은 힘든 국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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