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에 중점을 두고 쓴 사진이론서다. 저자는 누가 찍던 간에 찍는 순간 사진가의 의도가 개입되는 사진을 이야기하며, 저자는 좋은 사진을 위해서는 자신만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편집하는 ‘착한 거짓말’을 하라고 말한다.
책 전반부에는 입체감과 공간감을 다루는 기술적인 부분을 다룬다. 저자는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만의 사진을 찍는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글 쓰는 사진가’답게 속담이나 유행어 등 일상의 언어로 어려운 사진이론을 쉽게 풀어낸다. 예를 들면 영화 ‘친구’에 나오는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같은 유행어를 통해 시각심리학의 ‘형상과 배경’을 설명한다. 또 나무 위에서는 고기를 잡는 ‘연목구어’의 상상력을 발휘하라고 주장하는가하면 ‘장님 코끼리 더듬기’를 예로 들며 추상을 이야기한다.
또 저자는 수수께끼를 내며 ‘낯설게 하기’의 미학을 설명하고, 시와 사진의 수사법으로 연결시킨다. 생뚱맞게 “명화 모나리자 배경에 뭐가 있을까요?”라고 질문을 던진 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대기원근법을 이야기한다. 이를 다시 산수화에 접목시키고, 렌즈에 따라 달라지는 원근감을 보여준다. 풍경사진을 이야기 할 때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음악적인 리듬감을 살피라고 말한다. 저자는 사진은 물론 그림과 시, 음악 등 예술 전반을 넘나들며 딱딱한 사진이론을 흥미롭게 풀어 나간다.
주기중 지음 / 2만원 / 아특사 펴냄 / 3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