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 미투’ 사건의 피해자들이 또 상처를 받았다. 한국기원이 김성룡 전 9단의 성폭력 의혹 사건을 내부 윤리위원회를 통해 조사하면서 부적절한 질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경향신문은 한국기원의 ‘(코세기 디아나-김성룡) 성폭행 관련 윤리위원회 조사·확인 보고서’(2018년 6월 1일 작성)를 바탕으로, 한국기원이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가해성 질문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 질의서는 이는 헝가리인 코세기 디아나 기사가 2009년 김 전 9단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지난 4월 16일 밝힌 후 작성됐다.
한국기원의 윤리위원회는 김 전 9단의 성폭행을 폭로한 코세기 기사에게 “김성룡씨가 진술인과 노래방에 가서 춤을 진하게 추면서 호감을 갖게 됐다고 주장하는데 그런 사실이 있냐”, “강간을 당한 피해자가 다음날 가해자와 함께 바닷가에 놀러간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인데 그렇게 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또 사건 당일 코세기 기사의 복장을 두고 “청바지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벗기가 쉽지 않은 옷”이라며 “디아나가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탈의에 협조했다는 김성룡 측 진술이 사실일 경우 준강간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질문에 대해 코세기 기사는 사건 다음 날 바닷가에 간 것은 정신 없는 상태에서 친구 두 명을 따라 간 것이며, 사건 당일 무슨 옷을 입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