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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사회공헌(8)] 자투리 공간의 재발견, 한화건설 ‘꿈에그린 도서관’

사회복지시설에 도서관 짓기 8년째…“주민들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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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18.10.13 09:26:51

▲서울 성산동에 위치한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내 꿈에그린 도서관 76호점. 무더위가 절정이던 지난 8월 개관했다. (사진=한화건설)

기업 사회공헌은 대부분 사업 특성과 궤를 같이 한다. 그 중에서도 ‘이색 사회공헌’은 전문성이 두드러질 때를 이른다. 이에 CNB는 한 분야에 특화된 이색 활동들을 연재하고 있다. 그동안 두 발로 달려서 기부하는 자동차 회사((1)현대차와 4만6000명 시민들, ‘기부 엔진’이 되다), 청년들의 의식주난에 주목한 오픈마켓((2)청춘들 홀로서기 돕는 ‘SK플래닛’) 등을 소개했다. 이번에 다룰 이야기는 8년째 사회복지시설에 도서관을 짓고 있는 한화건설이다. 가장 최근에 76번째로 문을 연 ‘꿈에그린 도서관’(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내)에 CNB가 다녀왔다. (CNB=선명규 기자)

76호점 가보니 ‘탐독의 계절’ 실감
임직원 ‘재능 기부’, 주민은 ‘책 기부’
2020년까지 도서관 100곳 개관 목표

“이 책은 OOO님이 기증해 주신 도서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성산동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2층. 네모진 벽을 따라 놓인 책장에서 책을 한 권 꺼내들자 이런 문구가 보였다.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 어림잡아 1000권의 도서 중 무작위로 집어든 전부에 누군가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채광 좋은 창가자리, 4인용 테이블, 빨갛고 노란 소파는 이미 독서가들이 점유하고 있었다. 아기 업은 젊은 여성부터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까지, 그 면면도 다양했다. 탐독(耽讀)의 계절은 이미 가까이에 와 있었다.

이곳은 한화건설의 ‘꿈에그린 도서관’ 76호점. 무더위가 막바지 전의를 불태우던 지난 8월 29일 개관했다. 지금껏 그랬듯이 ‘도서나눔 캠페인’을 통해 기증 받은 도서로 채워졌고, 보호자와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광경이 흔하다. 박윤미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는 CNB에 “도서관이 생긴 이후로 인근 주민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지금은 도서관으로 거듭났지만 이전까지는 의자 몇 개가 전부인 유휴(遊休)공간이었다. 주로 학부모들이 대기하는 곳으로 쓰였다고 한다. 승강기 옆에 있던 기다림의 장소가 이제는 책으로 둘러싸인 독서의 장으로 탈바꿈 했다. 이유가 뭘까. 

▲꿈에그린 도서관 76호점의 서가는 크게 성인과 아동으로 구분돼 있지만 소설, 인문, 에세이 등도 비치돼 있다. (사진=선명규 기자)


한화건설은 ‘꿈에그린 도서관’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자투리 공간에 주목했다. 사회복지기관들이 문화시설을 설치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그냥 두거나, 예산 문제로 쓸 만한 공간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빈자리를 가치있게 바꾸려는 시도는, 건설이 주업인 회사의 특성과 만나 시너지를 냈다. 우선 ‘숙련공’들이 작업을 하기 때문에 전문적이다. 한화건설 임직원들이 직접 ‘도서관 건립’에 팔을 걷어붙인다. 붙박이장 조립, 페인트 칠 같은 노련한 솜씨를 필요로 하는 작업을 도맡는다. 시설물 지원은 덤. 책상과 의자 등을 채워 넣어 안락하게 꾸며도 준다. 

이 사업이 기부로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가 또 있다. 직원들이 ‘재능’을 나누는 것처럼, ‘책’은 일반 시민들로부터도 기증 받고 있다. 8년째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도서 4만권 이상을 전해 받았다. 책 뒷면에 기증자의 이름을 넣고, 해당 도서들의 출판연도와 보존 상태에 따라 50~100% 수준의 기부금 영수증도 발행해 줘 호응을 얻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한 번 짓고 방치하는 게 아니라 추가 책 기부 등 꾸준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꿈에그린 도서관 76호점 조성 봉사에 나선 한화건설 임직원들 모습 (사진=한화건설)


‘꿈에그린 도서관’은 지난 2011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그린내’에서 첫 삽을 떴다. 이후 이 도서관은 문어발처럼 넓게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작년까지 여수동백원, 용인종합사회복지관,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등 전국 70곳에 들어섰고, 올해는 동작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를 시작으로 6곳이 개관했다. 이달 17일에는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포천 생수의집에 77호점이 오픈할 예정이다. 도서관 건립과 사후관리를 책임져 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련 시설들의 요청이 쇄도한 결과다.

당장의 목표는 연내 80호점 돌파. 속도를 높여 오는 2020년까지 100호점을 개관한다는 방침이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는 “올해도 ‘꿈에그린 도서관’ 조성사업 등 건설사의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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