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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스터 션샤인’과 최저임금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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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18.08.20 16:15:10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포스터 (사진=tvN)

최근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일 것이다. 내년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올해(7530원) 대비 10.9% 인상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2017년(6470원)보다 16.3% 올랐다. 2016년 대비 2017년(7.2%), 2015년 대비 2016년(8.0%) 인상률보다 높다. 

한국의 임금근로자 상위 10%와 하위 10%의 격차는 작년 4.3배, 2016년 4.5배로 OECD 국가들 중 2위였다. 한국보다 격차가 큰 국가는 OECD에서는 미국 1곳이었다. 이 격차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양극화 현상이 있는 것은 맞아 보인다. 

문제는 이전보다 빠른 최저임금 인상 속도로 인해 타격을 받게 되는 계층이 서민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라는 점이다. 자영업자보다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견뎌내기 힘든 자영업자들은 직원과 알바의 고용을 줄일 수 있다. 소규모 사업장이나 중소기업, 중견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하위계층의 소득이 더 줄어들고, 기업 활동과 소득 감소로 인한 경제 활력 둔화라는 역효과에 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으로 가맹점 시스템인 편의점(GS25, CU, 세븐일레븐), 제과점(SPC 파리바게트, CJ 뚜레쥬르), 치킨업계(비비큐, BHC) 등의 평범한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가맹점주들보다 더 약한 사회 구성원들도 있지만, 문제는 어느 수준의 인상률이 어느 정도의 부의 분배를 가져와 전체 파이를 크게 하고 활력을 높이느냐이다. 너무 낮거나, 너무 높은 인상률은 전체 경제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최저임금 인상이 선의로 택한 정책인 것은 맞지만, 그 선의가 사회적 약자들에게 부메랑이 되는 딜레마가 되는 점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 남북 경제협력의 효과가 향후 30년 동안 170조원에 달하고, 공정한 거래라는 경제구조를 만들어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순환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긍정적일 것이다. 이 시기에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높여도 큰 문제가 없겠지만, 남북 경협과 공정경제 구조 정착이 수년에서 수십년 이후인 상황에서의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은 딜레마가 될 수도 있다.

딜레마는 흥미롭지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최근 방송 중인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는 유진 초이(이병헌 분)라는 미국 해병대 장교가 등장한다. 조선에서 노비로 태어난 유진 초이는 조선을 떠나 미국에서 시민권을 획득해 돌아온다. 그런데 일제 세력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을 끌어들이려고 했던 조선왕실 측이 유진 초이를 제거하려고 한다. 그가 선의로 행동하는 것은 맞지만, 조선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 많은 그의 선의는 결국 조선을 망하게 하는 길로 이끈다는 것이다. 물론 유진 초이의 선의가 극대화되면 경술국치(庚戌國恥)라는 더 큰 비극을 방지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결국 이 시점의 우리는 남북경협과 통일도, 기업활동과 근로도, 정치와 토론도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지향하는 게 이상적이라는 점을 기억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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