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 지수(Hawking Index)’라는 말이 있다. 책을 사서 끝까지 읽는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하는 수치다. 지난 3월 13일 타계한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명저 ‘시간의 역사’는 전세계적으로 1000만 부 이상이 팔렸지만, 호킹 지수는 6.6%에 불과하다고 한다. 끝까지 읽는 비율이 극히 저조하며, 이는 그만큼 내용이 어렵다는 뜻이다.
신간 ‘스티븐 호킹의 블랙홀’은 호킹의 마지막 영국 BBC TV 강연을, BBC의 과학 담당 편집자가 이해를 돕기 위해 주석을 달고, 또한 거기에 물리학자 이종필 교수가 해설을 덧붙여 출간됐다. 호킹의 강연은 2016년 1월 26일과 2월 2일 두 차례, 각 15분씩 진행됐다고 한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강연이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짧은 분량이니만큼 블랙홀 관련 핵심 내용만 들어가 있다.
이종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는 “스티븐 호킹은 널리 알려져 있듯이 건강상의 이유로 많은 양의 글을 쓰거나 장시간의 강의를 하기 어렵다. 이 책에서도 호킹은 핵심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압축해서 전달하고 있다. BBC 뉴스의 과학 편집자인 데이비드 슈크먼이 적절한 해석을 붙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비전공자가 블랙홀의 호킹복사나 정보모순을 쉽게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한국어 번역자로서 나는 이 부족함을 메우고자 주제넘게 해설의 글을 덧붙이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스티븐 호킹 지음, 이종필 번역-해설 / 9500원 / 동아시아 펴냄 / 1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