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스마트폰 앱 터치로 각종 가전기기를 조작하는 ‘스마트홈’ 서비스가 적용된 IoT 연동기기를 무상으로 제공해 장애인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사진=SK텔레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이 말로 기기를 제어하는 음성인식 AI(인공지능) 기술을 IoT(사물인터넷)에 도입하면서, 장애인들의 편의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는 기술력 향상에 공존의식이 더해져 생긴 결과다. CNB가 ‘사회적 가치’가 더해진 이통사들의 AI시장을 들여다봤다. (CNB=선명규 기자)
SK텔레콤, 손끝으로 생활공간 변신
LG유플러스, 장애인 자녀교육 도와
KT, ‘인공지능 농장’ 재활모델 제시
지난 18일 폐막한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KT는 전국 기관에서 발달 장애인 200여명을 초청해 주요 경기와 행사를 함께했다. 9일 개회식은 대한장애인체육회 소속 발달 장애인과, 15일 열린 아이스하키 준결승 경기는 영광시각장애인 모바일점자도서관 소속 시각장애인들과 관전했다. 경기장에 전문 영상 해설사를 대동해 이들에게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동통신사들이 251만 장애인(통계청 조사. 2016년 기준)에 손을 내밀고 있다. 함께 하는 행사를 마련하고, 자사 기술을 공유하기도 한다.
SK텔레콤은 생활공간에 중점을 둔다. 지난 1월 ‘따뜻한 동행’과 ‘스마트홈 드림하우스’ 사업을 시작해 IoT(사물인터넷)로 한결 편해진 주거환경을 만들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거드는 사업이다. 휠체어나 침대에서 주로 생활하는 장애인의 경우 보일러 조작이나 가스차단기를 열고 잠그는 간단한 동작조차 불편하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 앱 터치로 각종 가전기기를 조작하는 ‘스마트홈’ 서비스가 적용된 스위치·가스차단기·인공지능 스피커 등 IoT 연동기기를 무상으로 제공해 편의를 돕고 있다.
‘스마트홈’은 SK텔레콤의 대표 서비스다. 지난 2015년부터 지금까지 70여 가전기기 제조사와 손잡고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300여개가 넘는 ‘스마트홈’ 연동기기를 내놓으며 홈IoT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핵심 기술을 나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텔레콤 스마트홈이 적용된 보일러 스위치(사진 위)와 가스차단기. (사진=SK텔레콤)
기술력에 나눔가치…인공지능이 손발 역할
SK텔레콤이 ‘집’이라면 KT는 ‘일하는 공간’에 초점 맞췄다. 경기도 남양주에 ICT(정보통신기술)로 구현한 장애인 맞춤형 농장인 ‘스마트팜’을 개소해 허브 재배를 통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비닐하우스 내·외부에 달린 센서로 온도와 습도를 감지하고 원격으로 제어 가능한 똑똑한 공간이다.
힘든 농장일을 도와주는 시설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허리 높이에서 작업할 수 있는 ‘고설배드’와 스위치나 스마트폰으로 작업대 높이를 조절하는 ‘행잉배드’가 일반 농가와는 다른 풍경을 만들고 있다. 농장 전체에는 단단한 재질의 바닥재가 깔려 있어 휠체어나 보행 보조기구 사용자도 이동이 용이하다.
이선주 KT 지속가능경영센터장(상무)은 지난해 9월 ‘스마트팜’ 개소 1주년 행사에서 “장애인들의 새로운 직업 재활 모델을 제시하고 실제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의미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이선주 KT 지속가능경영센터 상무, 이청자 한국재활재단 상임이사, 김수환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센터장, 박찬봉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엄의식 서울시 복지기획관이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 개소 1주년을 기념해 허브를 심고 있다. (사진=KT)
LG유플러스는 시각장애 가정에 주목한다. 생활 속 편의와 자녀 학습을 돕는 인공지능 스피커 ‘U+우리집AI’ 보급을 통해서다. 이 스피커는 말로 켜고 끄는 IoT, 말로 찾는 네이버 검색, 원어민교육(YBM), 음성으로 하는 쇼핑 등 다섯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지난해 말 네이버와 함께 출시한 제품으로, 총 500가구에 지원할 계획이다.
대상은 5~10세 자녀가 있는 시각장애가정(자녀 또는 부모 시각장애)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해 점자 가이드북, LG유플러스 임직원이 목소리 재능기부로 마련한 음성가이드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병돈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은 “이번 보급사업을 통해 생활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장애인도 불편함 없이 스마트기기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엄마의 육아 스토리를 담은 LG유플러스 'U+우리집AI' 디지털 광고 영상 중 한 장면 (사진=LG유플러스)
이동통신업계는 이처럼 업계 전반에 장애인 편의를 돕는 기류가 확산된 이유를 ‘발전된 기술력’에 ‘나눔 의식’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음성인식이나 터치 만으로 구동되는 최근 기술이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상생을 넘어 공존이 화두가 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가 장애인 지원에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