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호주 리튬광산 업체의 지분 인수와 함께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리튬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포스코는 지난달 27일 호주 광산개발 기업인 필바라와 회사 지분 4.75%(79.6백만 호주달러)에 상응하는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고, 포스코 단독사업 추진시 8만톤, 상호합작시 연간 최대 24만톤 리튬정광을 장기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필바라는 서호주에 위치한 필강구라 리튬광산 지분을 100% 보유한 광산개발 전문기업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리튬정광 30만톤 생산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최대 80만톤까지 생산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필바라의 지분은 포스코의 호주 현지 법인 POSCO-Australia가 인수한다.
포스코는 이번 계약을 통해 원료 공급사인 필바라와 함께 2020년부터 연산 3만 톤 규모의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필바라는 포스코의 리튬추출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전환사채 발행으로 획득한 수익금으로 리튬공장에 지분 30%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에 앞서 지난해 11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필바라의 리튬광산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양사간 사업협력 추진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2020년부터 생산되는 3만톤의 리튬은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 포스코-화유코발트 양극재 생산법인, 국내 주요 이차전지 업체 등에 납품될 예정이다.
한편 포스코는 리튬이온전지의 또 다른 필수 소재인 양극재 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중국 화유코발트와 양극재 및 전구체 생산법인 합작계약을 승인했다. 각 생산법인은 2020년 하반기부터 4600톤 규모의 양극재와 전구체를 생산공장을 각각 가동할 예정이다.
화유코발트는 전 세계 리튬이온전지 제조에 필요한 코발트 수요량의 50% 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기업이다. 자체 코발트 광산뿐 아니라 니켈 광산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화유코발트와 함께 중국 저장성 통샹시에 전구체 생산법인과 양극재 생산법인 등 두개의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전구체 생산법인은 코발트, 니켈, 망간을 공급할 수 있는 화유코발트가 지분 60%를, 포스코가 지분 40%를 투자한다. 양극재 생산법인은 고품위 양극재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가 지분 60%를, 화유코발트가 지분 40%를 투자한다.
이번 합작으로 포스코는 중국 현지에서 양극재를 직접 제조·판매함으로써 세계 최대 리튬이온전지 수요 시장인 중국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포스코ESM의 구미 양극재 공장에 전구체는 물론 소재인 코발트, 니켈, 망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돼 경쟁력을 대폭 높였다. 화유코발트 역시 양극재 원료 생산·판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양극재 제조·판매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중국 화유코발트와의 합작 계약에 이어 칠레 리튬프로젝트의 최종사업자로도 선정됐다.
포스코-삼성SDI 컨소시엄은 지난 9일(한국시각 10일) 칠레 생산진흥청(CORFO)으로부터 자국내 리튬을 원료로 현지에서 양극재를 생산하는 리튬프로젝트 사업자 선정을 위한 글로벌 입찰 진행결과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통보받았다.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은 지난해 5월부터 리튬 후방산업 확대와 자국산업 육성을 위해 양극재 사업자 선정 입찰을 진행해 왔는데, 이번 입찰에는 칠레, 미국, 캐나다, 중국, 러시아, 벨기에, 한국 등 총 7개국 12개 기업들이 참여했다. 칠레 생산진흥청의 두 차례 심사 끝에 최종 사업자를 선정했다.
포스코-삼성SDI 컨소시엄은 이번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575억원을 투자해 칠레 북부에 위치한 메히요네스에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칠레의 수출최저가 리튬을 원료로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200톤 규모의 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그동안 포스코는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이차전지소재사업을 추진하면서 2010년부터 리튬직접추출 기술의 독자개발에 나서 7년만에 기존공법에 비해 경쟁력이 우수한 PosLX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PosLX기술은 기존 리튬추출기술이 염수를 자연 건조해 최소 12개월이 소요된 반면에 3개월 이내면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기후의 영향을 적게 받고, 리튬회수율도 종전 50% 미만에서 80%로 끌어올려 경제성도 뛰어나다.
그러나 포스코 리튬사업은 염호를 보유하고 있는 남미 국가 내 파트너 기업들의 부도 등으로 염수 확보가 지연되면서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포스코는 염수뿐만 아니라 폐이차전지나 광석에서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의 독자개발에 나섰고, 지난해 2월 광양에 연산 2500톤 규모의 탄산리튬 상용화 플랜트를 준공했다.
이 설비는 염수뿐만 아니라 폐이차전지 원료와 광석을 이용해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폐이차전지 원료로부터 240톤의 탄산리튬을 생산하는데 성공했으며, 매출 26억 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최근 남미지역에서 자연염수의 확보 가능성이 높아져 폐이차전지, 광석과 함께 3가지 원료를 확보하게 돼 원료 수급 안정성을 높이게 됐다. 가격변동에 따라 원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경쟁력도 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